日常의斷想2010.05.10 17:31
두어 달 전, 지인의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트위터 링크를 클릭 한 순간부터 트윗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다.
중간에 20여일 정도 여행을 다녀 왔으니 실제로는 트윗을 한 지 한달 열흘 정도~
짧은 기간, 트윗을 하며 느꼈던 개인적인 소감을 잠깐 적어 본다..

트윗은 참 재미있는 세상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글들이 매 순간 타임라인을 치고 올라오며 간혹 누가 듣는지도 모르고 심각한 사생활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사람, 특정 분야에서 지식을 과시하며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 아예 채팅창으로 사용하는 사람..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각각 하는 말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시장통에서 와글거리는 사람들이 떠드는 말들을 빼놓지 않고 다 엿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신기하여 나랑은 상관없는 글이지만 모니터를 시시각각 쳐다보며 간혹 시답잖은 글도 올리면서 순간순간 반응해 오는 사람들의 반응을 재미있어 했다. 

하루종일 수십~수백개의 글을 올리며 팔로윙/팔로워의 수를 늘리는데 집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에게 팔로윙을 붙였다가 맞팔을 해주면 자기는 며칠 뒤에 슬그머니 언팔을 하고는 다른 사람에게 또 팔로윙을 붙여 자신의 팔로워 수를 늘려 나가는 것이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가만히 관찰해 보면 팔로윙 숫자는 일정한데 팔로워 숫자는 매일매일 조금씩 올라간다. 트위터 세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팔로워 수가 늘어 난다고 그 사람의 영향력이 과연 커질까..?
트윗의 특성상 팔로워의 대부분은 나에게 낮은 수준의 관심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낮은 수준의 관심이란 지하철의 옆자리에 앉아 가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걸기 전에는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과의 관계와 다를 바 없다.
팔로워 숫자가 많을수록 그 사람은 승객이 많은 초대형 지하철 칸에 타고가는 수 많은 사람중의 하나일 뿐이다.

거기서 두각을 나타내고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할려면 지하철 장사꾼같이 튀는 방법 밖에는 없는데 장사꾼은 상품이라도 몇 개 판다. 하지만 이 사람은 자신의 팔로워(추종자라고 믿고 싶을 것이다) 일부에게서 반응을 얻는 것이 전부다. 
이 사람이 거기에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만족? 트윗세계의 제왕이 된 기분? 뿌듯함?
그런 것들을 다 얻었다고 치자, 그 다음엔?

실상 대중은 해당 이슈에만 관심을 보냈을 뿐이고 그 사람이 하루만 트윗을 안해도 사람들은 그를 잊어 버린다. 
그 동안에 그 이슈는 거대한 다른 트윗의 바다에서 RT를 거듭하며 회자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처음에 화두를 던진 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모 장관의 아이패드 해프닝을 제일 처음 트윗에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하는가?

이런 의미에서 트윗은 개인적인 순기능보다 사회적 기능이 더 많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개인은 그 사회적 기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하여 열심히 톱니바퀴를 굴리고 있는 하나의 톱니일 뿐이다.
RT라는 강력한 핵무기가 트윗에 존재하는 이상, 팔로윙/팔로워 숫자는 의미없는 숫자일 뿐이다.

오히려 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의 팔로워(잠재고객들)를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벤트를 가장하여 미끼상품을 던지거나 묵은 재고떨이를 하면서 수천 ~수만의 잠재고객들에게 홍보용 RT를 요구하여 자신의 쇼핑사이트로 유도, 진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런 분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경쟁사회에서 남이 생각지 못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뛰어난 장사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회적 전파기능이 막강한 트위터를 자신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이용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사꾼들의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
낮은 수준의 관심을 보내는 사람들 중에서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오프라인의 모임이나 카페등으로 적극적으로 유도하여 대화의 폭과 깊이를 키우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트윗으로 시작한 저관여의 관계를 개인적인 사회적 친밀관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트윗의 장점은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제를 약속한다.
단, 제대로 사용했을 경우에만.

단지 유명인이기 때문에 메아리없는 팔로윙을 붙여 그 사람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나에게 의미없는 팔로워를 붙였다고 맞팔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가 보내는 짝사랑에 메아리가 없는 이외수 작가 보다는 내가 싫어하는 민주노동당이지만 관심을 보여주는 강기갑씨를 팔로윙하는 이유도 나의 뜻과 맞지는 않지만 반대되는 이야기도 듣고 입장을 헤아려 보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한 마디라도 공통의 관심사를 같이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저관여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키워 나갈 때 그 사람은 나에게 진정한 팔로워가 되고 나의 팔로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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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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