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常의斷想2010.06.06 08:19
토요일이면 혼자 영화보러 간다.
왜 청승맞게 혼자 다니냐고 할지 모르나 같이 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닌다.
이는 내가 총각 때부터 가져오던 습관이며 취미가 서로 다른 아내랑 결혼하고 나서도 바뀌지 않는 나만의 작은 즐거움이다.

물론 집에서도 영화를 즐기긴 한다.
하지만 제작비 많이 들인 대작은 지갑에서 돈을 지불하고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믿는 주의다.
그래봐야 내가 영화 산업에 기여하는 돈은 기껏 몇 천원 밖에 안되지만 그래도 나같은 사람이 많아야 영화산업이 무너지지 않고 발전한다는 작은 믿음도 가지고 있다. 자랑같지만 나는 할인카드도 잘 쓰지 않는다. 카드가 없어서가 아니고 돈이 많아 돈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제대로 만든 영화에는 정해진 가격을 제대로 지불하고 봐야 한다는 일종의 고지식한 의무감이라고 할까. 각설하고...

오늘도 아침을 먹자마자 지하철을 타고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전철을 타니 별로 복잡하지도 않은데 서로 꼭 끌어안은 상태로 문간에 기대어서 가고 있는 커플이 있었다.
게다가 어찌나 사랑이 절절한지 남자의 두 손은 여자의 허리 뒤에 깍지가 끼어진 채 풀릴줄 모르고, 남자의 목 뒤로 돌아간 여자의 두 팔도 내려올 줄 모른다. 눈 두기가 민망하여 괜히 천장 한번 쳐다봤다가 구두 한번 쳐다 봤다가...목적지에 내렸다.

극장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가는데 맞은 편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고 있는 또 다른 커플을 봤다.
키가 작은 여자가 위에 서고 남자는 한칸 밑에서 뒤돌아 여자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머리를 여자의 가슴 윗쪽에 파묻고 있었으며 여자도 남자의 어깨를 감싸안고 내려오는 중이었다.
불과 몇 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혹시라도 눈이 마주치면 여자가 민망할까 싶어서 고개를 딴 곳으로 돌린 채 그 순간을 지났다.

뭐..그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뜻에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실 여자가 담배만 피어도 눈총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저런 진한 애정행각은 생각도 할 수 없었고 당시의 보수적인 사회분위기는 그런 것을 용납하지도 않았다.
손만 잡고 다녀도 사람들이 쳐다보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오히려 요즘같이 자유롭게 마음대로 사랑을 표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좋다.
이제서야 좀 사회 곳곳에 남아있던 케케묵은 유교식 관습이 사라진 것 같아서 숨쉬기가 한결 낫다.
더군다나 사람은 원래 억눌린 환경에서는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싶은 법이다.
차라리 자유롭고 당당하게 사랑을 표하는 요즘의 젊은이들이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보기에도 건강해 보여서 좋다.

하지만 한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과 극장같은 공공장소에서까지 꼭 진한 사랑의 애정행각을 펼쳐야 할까..?
뭔 말이 앞 뒤가 틀리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찬찬히 생각을 해보자~

지하철이나 극장, 공원같은 곳은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나이드신 어르신들도 계시고 아이들과 같이 나온 가족들도 있고,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접어든 중고생들도 많이 오는 곳이다. 본인들이 그때 나이였을 때의 감성을 생각해 보라.
육체는 나이를 먹지만 감성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백지 상태에서 나이를 먹어가며 보고 듣고 배우는 것으로 물들어 갈 뿐이다.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이 그런 노골적인 애정행각은 채색되어 가는 그들의 감성에 적으나마 영향을 끼치게 되어 있다.

안 그래도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의 넘쳐나는 음란물도 모자라 옆에서 진한 애정행각까지 라이브로 보여주면 이것만큼 살아있는 좋은 교육이 어디 있으랴...나에게는 왜 저런 여자친구가 없을까..여자친구가 생기면 나도 저렇게 마음껏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 며칠을 번뇌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에이...너무 비약하는거 아니냐고 하면 유교식 환경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노인들 이야기를 하자.

요즘도 지하철 노약자석에 젊은이들이 앉아 있으면 권위의식에 사로 잡힌 몇몇 노인들이 마치 그 자리가 자신의 전유물인 양,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냐고 당당하게 야단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칫 시빗거리로 번지기 쉽지만 그 분들을 탓하기 이전에 우리는 그 분들이 살아오신 방식을 먼저 이해해야 하고 불과 2-30년 전만 해도 사회분위기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고리타분한 소리 하고 자빠졌네라고 비웃는 사람이 있다면 할 수 없지만 한 때는 우리나라가 효와 예절이 살아있는 동방예의지국이란 소리를 들으며 자부심을 가지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노인들은 그런 사회 환경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더 드신 윗 사람들을 공경하며 평생을 살아오신 분들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가?

누가 뭐래도 이 나라는 그 분들이 이룩하고 지은 나라다.
그런 분들의 노력 덕분에 한참을 늦게 세상에 태어나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그 분들께서 변해가는 이 세태를 한탄하고 실망해 하시지 않도록 행동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를 생각해 보자. 그렇지 않은가?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어..라고 말하는 노인들이 많다.
거꾸로 요즘 노인들은 싸가지가 없어라고 하는 젊은이들도 꽤 있는걸로 아는데 그러기 이전에 늦게 태어난 우리가 그 분들을 먼저 이해하고 그런 소리를 듣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말이다.
동의하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런 사고를 가진 젊은이들은 그렇게 살다 죽으면 된다.

다시 청소년들에게로 돌아가서...
청소년기의 감성과 두뇌의식은 놀랄만큼 예민하고 무엇이던지 잘 받아 들인다.
좋은 것으로만 채워도 모자랄 나이에 있는 그들의 두 눈에 히프를 쓰다듬고 키스를 하고 진한 포옹을 하는 장면을 꼭 보여줘서 그들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고 성에 대해서 온갖 상상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조금만 참았다가 조용한 카페의 구석이나 둘만이 조용히 있는 곳에서 마음껏 사랑을 표시하면 안되나?

성에 관련된 청소년들의 범죄가 나날이 늘어나는 것도, 졸업식날 알몸으로 사진찍어 자랑이나 하듯이 인터넷에 올리고, 나이어린 청소년들끼리 공공장소에서 어른 흉내를 내며 진한 애정행각도 스스럼 없이 하는 것에서도 무분별한 애정행각을 펼치는 커플들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는 못할 것이다.

유교식 교육을 받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신 노인들의 입장도 존중해 달라고 하고 싶지만 최소한 주위에 어린 학생들이나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만큼은 건전한 성의식과 올바른 가치관이 아직 채 여물어지지 않은 성장기에 있는 그들의 정신세계를 고려하여, 그게 힘들면 그들이 나의 동생이라면 하는 마음으로 진한 애정행각은 자제해 주길 부탁하고 싶다.

자유와 지각없는 무분별한 행동은 엄연히 틀린다.
나의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어떻게 살아 오셨더라를 생각하면 공공장소에서 그런 식의 지나친 애정행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나의 지금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주위의 어린 청소년중의 누군가에게 끼칠지도 모르는 나쁜 영향을 없게 하는 것도 나의 조그만 사회적 책임임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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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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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고~달빛님, 저랑은 다르네요?
    저는 혼자 영화보는거 못해요..소심A형이라 그런가?
    그리고 우리는 다행이도 가족 모두 영화를 좋아해서 같이 보러가게 된답니다.

    그리고 요즘은 사복입은 청소녕 커플의 애정 행각 또한 만만치 않아요.
    우리는 주말 이나 휴일 낮에 영화를 보게 되는데요
    그 대낮에도 극장 로비에서 누가 보거나 말거나.입박치기..휴~우~
    저도 쟤네들 부모님은 밖에서 저러고 있는거 상상이나 하실까? 싶더라구요..

    어쨓거나 집안단속부터 잘 해야 됭거 같아요.
    내 아이부터 내집에서 제대로 교육 시켜서 밖으로 내 보내야 될거 같아요.

    남은 오늘도 마무리 잘 하시구여~^^

    2010.06.07 18: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지금 더워서 땀 삐질삐질 흘리고 있습니다.
      책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네요.
      에어콘을 틀기엔 좀 빠르고 선풍기라도 돌려야 할 것 같아요.ㅎㅎ
      가족들이랑 영화보러 다니시면 참 좋으시겠어요.
      부럽습니다.ㅎㅎ

      2010.06.07 20:44 신고 [ ADDR : EDIT/ DEL ]
  2. 공공장소에서 지나친 애정행각 벌이는 그런 커플 오래 못 갑니다. ^^

    2010.06.20 07: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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