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常의斷想2010.11.18 07:00

어느 군인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치열한 전투에 나가게 되었다.

이 군인에게는 사랑하는 애인이 한 명 있었다.
전투가 벌어지기 전날 밤, 천신만고 끝에 전선으로 면회온 여자는 남자에게 코스모스 씨를 주었다.
전투복 윗주머니에 잘 간직하고 있으라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남자는 죽었다.

몇 년이 흘러 격전의 현장에는 평안과 고요만이 깃들고..
넓은 평원에는 붉은 색의 코스모스 꽃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첫 해에는 몇 개 안되던 것이 수 년이 지나자 일대에 조그만 붉은 코스모스 군락을 이루었다.

어느 날, 그 군락지 부근에 집이 하나 들어 섰다.
그리고 집주인은 코스모스 군락지를 둘러싸는 울타리를 만들어 매일같이 꽃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남자의 애인이었다.

여자의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서인가...
붉은 코스모스 꽃들은 해가 바뀌며 서서히 색깔들을 바꿔 가더니 여자가 나이들어 죽을 때 쯤에는 흰색과 푸른색을 비롯한 갖가지의 밝은 색으로 치장되었다.

평생을 혼자 살며 꽃을 돌봐 온 여자가 쓸쓸히 임종하며 독백을 남겼다.
"그동안 나의 사랑을 받아줘서 고마워요...사랑해요..당신."


지금은 제목도 기억이 나지 않는 오래 전 읽었던 책에서 보았던 장면이다.
이 책을 다시 찾아 볼려 했으나 누구를 빌려주고 안 받았는지 아니면 어디에 기증을 해 버렸는지 결국 못 찾았다 (혹시 책 제목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쨌거나 그래서 나는 코스모스를 좋아한다.
바람에 아름답게 하늘거리는 모습에 슬픈 사랑의 장면이 오버랩되어 오히려 더욱 처연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벌써 늦가을에 접어든 탓인지 몇 주전까지만 해도 보이던 코스모스들이 보기 힘들어졌다.
대신에 길 가에는 떨어진 낙엽들만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며 가을의 쓸쓸함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나는 꽃은 잘 꺾지도 않을 뿐더러 땅에 떨어진 꽃들 또한 가급적 피해 다닌다.

언제부터인가의 습관이다.

이야기와 현실을 구분 못하는 헛된 독서의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찌 아는가.
피맺힌 사랑의 눈물이 한 떨기 꽃으로 피어나 이리저리 바람에 휩쓸리며 다니는지...

그러고 보니 낙엽은 꽃들의 조문객인 모양이다.
그래서 낙엽길을 걸으면 우울해지는 지도 모르겠다.




p.s.) 코스모스 사진은 다음 검색으로 인용을 목적으로 차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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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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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런 이야기를 듣고 코스모스를 바라보면, 또 새로운 느낌이 들어요,
    잘보고 갑니다.

    2010.11.18 14: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그러고보니.. 올해는 코스모스 한 송이 제대로 못보고 지나가는군요..
    낙엽을 보면서.. 시간의 허망함에 쓸쓸함 얹어 봅니다.. ^^

    2010.11.18 14: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슬프지만 애절한 이야기군요..ㅎㅎ;

    갑자기 불륜,패륜이 난무하는 요즘 뉴스와 드라마가 생각이 나네요..

    애절한 순애보 이야기를 들은지 얼마나 되었는지..ㅜ

    2010.11.18 14: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낙엽은 조문객 ..정말 그런 것같이 느껴집니다.^^

    2010.11.18 14: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호빵마미

    오늘 이야기는 상당히 감상적인데요~~
    혹시나 누군가의 사랑의영혼을 잘못 밟을까봐..
    떨어진 꽃잎도 피해다니신다는 ..
    독서가님!! 살짝 가을을 타시는듯 하네요~~^^

    2010.11.18 15: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와아......감동적이면서 뭔가 나쁜미래를 대비하고 있었다는 애인의 슬픈 이야기네요
    앞으로 코스모스만 보면 이 이야기가 생각날것 같아요^^

    2010.11.18 15: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항상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랄께요^^

    2010.11.18 15: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비밀댓글입니다

    2010.11.18 16:31 [ ADDR : EDIT/ DEL : REPLY ]
  10. 코스모스의 뜻이 우주라고 하던데..
    그런 가늘가늘하고 아련한 이야기를 간직한 채..
    그 뜻은 우주를 품고 있다니.. 자연이란 참 그냥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가 봅니다..
    오늘 날씨는 충분히 가을같고 초겨울 같네요

    2010.11.18 19: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저도 코스모스 짱 좋아합니다. 한참 안 보일때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일부러 심는 곳도 있어서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에용.

    2010.11.18 19: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애절한 이야기네요 ..
    가을의 끝자락과 상통하는 느낌입니다..
    좀 다듬어서 영화로 만들어도 되겠는데요 .. ^^

    2010.11.18 20: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정말 어느새 겨울이 오나봅니다.

    애절한.. 그런거보다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랑이 더좋을거같아요 ^^

    2010.11.18 20: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저는 도저히 못할 것 같은...

    2010.11.18 20: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애틋한 사랑이 느껴지는 이야기네요ㅠㅠ 저도 그 책이름을 알아서 한번 보아야겟습니당 ㅎㅎ

    편안한 목요일밤되세요~

    2010.11.18 22: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저도 코스모스 좋아합니다.^^
    가을날 길가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참 예쁘지요.
    애틋하고 슬픈 사랑이야기군요.

    2010.11.19 01: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코스모스,백일홍같은 슬픈 사랑이군요...책제목 생각안나면 미치는데...ㅋㅋ

    2010.11.19 07: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제가 어울리지 않게 제일 좋아하는 꽃이 코스모스에요~
    물론 그 이유가 되는 예쁜 추억도 있지요..밝힐수는 없지만...

    그런데 진짜 코스모스에 얽힌 이런 사랑얘기가 있었군요!
    어쩐지....

    낙엽이 꽃들의 조문객이란 표현....너무 멋있어요...^^

    2010.11.19 18: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아.. 슬픈 이야기네요...
    책을 좀 많이 읽어서 제목을 말씀 드렸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꽃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누가 뭐라 하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2010.11.20 02: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빠리불어

    정말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네여...

    여자분의 독백이 넘 맘에 와닿고 가슴이 아립니다..

    소박한 독서가님, 격려의 메세지 너무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맞이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여..

    2010.11.20 06: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행ĸ운㏐<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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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nt color=#ffffff>≡</font>사<font color=#ffffff></font>랑<font color=#ffffff>㏉</font>

    2010.11.24 12: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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