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책을 읽으면 그렇게 잘 읽힐 수가 없다.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거실에서 TV를 앞에 놓고 소파에 반듯하게 앉아 책을 보면, 10분이 가지 않아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것을 극복해 볼 양으로, 소파 한쪽에 쿠션을 대고 머리를 누인 자세로 길게 누워 책을 읽으면 이번에는 10분이 못가 졸음이 쏟아진다.

그렇다고 책을 읽자고 화장실에 주구장창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침실에서만 빈둥빈둥 누워 지낼 수도 없는 일이다.

 

결국, 소파에서의 독서를 몇 번 시도해 보다가 실패하고 내가 내렸던 결론은독서에 몰입할려면 환경이 받쳐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름 머리를 굴려 작년에는 독서대 2개를 사서 컴퓨터 옆에 비치해 놓았다.

한쪽에는 어학교재를 올려 놓고 틈틈이 공부를 하면서, 다른 한쪽에는 독서용 책을 받쳐놓고 자주 애용하는 편이다.

 

장점은 있다.

컴퓨터 앞에서 책을 읽다가 모르는 사항이 생기면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알아보기가 용이하다.

단점은 그렇게 마우스를 만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웹서핑에 몰입해 있는 나를 또 발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독서에 중요한 요소는 자신의 마음이지, 정해진 시간과 장소와는 무관하다는 다른 결론을 또 내리게 되었다.

 

어느 것이 맞을까?

 

왜 화장실이나 침대에서는 책이 잘 읽히는데, 거실이나 TV혹은 컴퓨터 앞등 다른 장소에서는 책이 잘 읽히지 않을까?

 

외출할 때 책을 들고 나가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읽으면 또 그렇게 머리에 잘 들어올 수가 없다.

순간순간 고개를 들어 현재 지나고 있는 역을 확인하지 않으면 목적지를 지나쳐 버릴만큼 책에 몰입이 잘 된다.

 

화장실, 침실 그리고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읽는 책은 왜 이렇게 잘 읽히고, TV나 컴퓨터 앞 혹은 소파에서는 잘 읽히지 않을까? 원인없는 결과는 없는 법인데 이들 사이에 어떤 공통점은 없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한가지 공통점은 있는 것 같다.

바로 독립된 공간의 문제이다.

 

화장실과 침실은 독립된 아늑한 공간이다. 책읽는 그 순간은 혼자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하철이나 버스는?

곁에 사람들이 있지만 나랑은 상관없는 타인들이다.

누가 나에게 독서에 방해될 만큼 말을 걸 일도 없다. 즉, 혼자있는 공간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TV는?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것은 입달린 사람이 아니란 것이지, 따져보면 나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있다. 귀를 기울이게 하고,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TV를 끄더라도 잠시 벙어리가 된 시커먼 TV화면이 나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리모콘을 켜봐~! 니가 모르는 뉴스가 있어!' 

'태풍이 오고 있다는데 너는 궁금하지도 않니?'

'왕따 문제로 시끄러운 티아라가 컴백하여 오늘 엠카에 나온다는데 관중들 반응이 어떨지 궁금 안해?'

 

참다 못해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버린다.

베게를 높이하고 책을 집어들면 신기하게도 잡념이 사라지고 몰입이 잘 된다.

 

 

대충 원인을 찾은 것 같다.

나에게 말을 걸 사람이나 기기가 없는 장소! 그 곳이 바로 책이 잘 읽히는 장소라는 것이다!

 

하지만 원인을 찾았다는거지 해결책은 없다.

A/V를 즐기는 관계로 기기들이 좀 있다보니 남들처럼 거실의 TV나 오디오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다.

 

식구가 단촐하다 보니 쓰지않는 방이 있긴 하지만, 거기도 다리미 기구, 등산배낭, 아내가 빨래감 임시보관장소로 애용하는 앉은뱅이 책상등, 여러가지 잡동사니들로 가득하여 치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니, 치운다 하더라도 또 며칠 못가서 그렇게 될게 뻔하니 아예 손을 안댄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하나 밖에 없을터...현재의 환경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TV앞에서나 소파에서도 책에 집중이 잘 될까를 연구중이다.

분명히 방법은 있을터...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인가...

그러고 보면 나는 아직 진정한 독서가는 못되는 모양이다.

 

 

메모1) 임시글이 착오로 잘못 발행되어 다시 손질하여 올립니다.

메모2) 이미지는 내용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구글 검색하여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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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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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저는 누르고 갑니다 ^^;
    지금은 독서가님의 글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게 반갑기만 하지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2.09.13 11: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정말 맞는 말이네요. 저도 애들을 키우다 보니 애들이 옆에 있을때 책을 읽으면 집중 안되던군요. 끊임없이 애들이 저한테 장난을 걸고 말을 붙히니까요... 저는 주로 혼자 커피숍에 있을때 잘 읽어 지더라구요..

    2012.09.20 13: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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