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역사/종교2014.08.15 12:36















<조선상고사>



오늘은 독립기념일이라 읽은 지는 좀 되었지만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이 남긴 <조선상고사>에 대한 독후감을 올린다.


조선상고사는 신채호 선생(이하 존칭생략)이 뤼순감옥에 투옥중인 1931년 6월 10일부터 10월 14일까지 총 103회 동안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내용이다. 원래의 제목은 <조선사>였으나 그가 연재중 감옥에서 숨을 거두는 바람에 완성되지 못한 저작물로서, 인재홍이란 분이 해방후 고대사에 머물러 있던 그의 연재물을 한 권으로 묶어 고대를 뜻하는 상고란 이름을 추가하여 <조선상고사>란 이름으로 출간했다.


총 11편으로 이루어진 이 역사서에서 신채호는 김부식의 <삼국사기>로 대변되는 <사대주의 역사관을 통렬히 비판하고 자주적인 역사관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이라면 역사를 알아야 하고, 역사를 알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라는 취지에서 이 조선사를 썼지만, 내용 자체가 한문이 많고 생소한 용어도 많아 그동안 독자들이 읽어내기에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요즈음에는 현대어로 풀어쓴 책들이 자주 소개되고 있고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이다.


어릴 때부터 역사서적에 심취했던 신채호는 우리나라의 역사서가 일제에 의해 대부분 없어지거나 그나마 남아 있는 것도 하나같이 중국 중심의 역사로 왜곡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개탄한 나머지 직접 역사서를 저술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조선사>였다. 아쉽게도 집필중 감옥에서 돌아 가시는 바람에 완성을 보지 못하고 도중에 끝나버렸으나, 신채호가 이 역사서를 완성했더라면 오늘날 우리는 중국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좀 더 자주적인 통사를 한 권 가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채호가 대표적인 악서로 규정한 것이 오늘날 사학자들이 애지중지 떠받들고 있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이다


김부식은 이 책에서 철저하게 중국 중심의 역사를 기술하고, 삼국의 나라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들까지 모조리 유교적인 색깔을 입혀놓은 것으로 유명한데, 한 예로 <삼국사기>를 읽다보면 책에 등장하는 문관들 뿐만 아니라 책보다는 칼을 더 중시하는 무관들 마저 거의 모두가 유교사상에 정통한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평소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사상으로 똘똘 뭉친 김부식이 유교를 숭상하던 고려 사람의 시각으로 삼국시대의 역사를 왜곡하여 집필한 결과 나타난 현상이다. 


신채호는 <삼국사기>가 우리 민족중심의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중국의 변방에 위치한 조그만 나라들의 역사책이며, 그 결과 삼국의 각 나라들이 필시 가지고 있었을 고유의 특징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하고 있다. 또한 고려 이전의 우리의 역사들을 사가가 마음대로 첨삭하거나 윤색한 나머지 심지어 중국 역사책에까지 기록되어 있는 우리 조상들의 자랑스런 진짜 역사들이 상당 부분 빠져 있다고 개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책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빼앗아 없애거나 자기 나라로 가져간 일제가 <삼국사기>만큼은 모른 척 남겨 놓았다는 사실에서도 김부식이 우리의 과거 역사들을 얼마만큼 왜곡시켰는지는 뭔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신채호는 <조선상고사>에서 기존의 고대사를 상당부분 부정하고 새로운(?)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즉, 우리 역사는 '단군조선-기자조선-삼한-삼국시대'로 이어져 온 중국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대단군조선-고조선-부여-고구려'로 이어진 자주적인 역사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단군조선으로부터 이어져 온 우리의 역사를 당시에 존재하던 자료들을 총동원하여 (중국자료 포함) 새로운 시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하 상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 보시길 권한다.


그러면 신채호가 평생을 바쳐 연구한 결실인 <조선상고사>는 오늘날 우리 역사학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학자들은 <조선상고사>에 자주적인 역사서라는 의미는 부여하나 학술자료로 연구할 가치까지는 없다고 보는 것 같다.


이유는 <조선상고사>가 중국의 사료들을 뒤지고 당시에 남아있던 자료들 중에서 저자가 접할 수 있었던 역사서적까지 참고한 것 까지는 좋으나, 언어학적인 유래를 살펴 구전으로 전해져 오던 이야기들까지 취합하여 역사를 다시 집필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실증을 좋아하는 오늘날의 학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다. 

제대로 고증하여 역사책을 썼어도 오늘날의 식민사학 수호자들 모임인 주류 고대사학계에서 인정받기 힘들었을텐데, 하물며 선생은 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들까지 역사에 반영시켰으니 오죽하겠나하는 생각이다.


<조선상고사>는 그동안 왜곡되어 있던 우리의 역사를 원형대로 되살리고 싶어하신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의 노력의 결과물이며 미완성으로 끝난 유작이다. 따라서 그가 후손들에게 알리고 싶어한 우리의 진짜 역사가 과연 어떤 것인지, 역사에 관심있는 후손들은 한 번쯤 반드시 읽으며 그의 생각을 따라가 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조선상고사>에서 신채호가 남긴 유명한 역사의 정의를 한 마디 소개하고 짤막한 소감을 끝낸다.


<역사란 我와 非我의 투쟁의 기록이다> ☜ 선생이 말씀하신 역사의 정의인데, 여기서 말하는 투쟁이란 단순한 싸움질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자세한 것은 검색하면 다 나옵니다.




조선상고사 - 10점
신채호 지음, 박기봉 옮김/비봉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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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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