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긋지긋한 메세타 평원지대는 끝났다.
오늘부터는 완만한 언덕과 산들이 저 멀리서 조금씩 나타날 것이다.

찻길가로 걸어가는 길.

중세시대의 거대한 카톨릭 국가답게 가는 곳마다 십자가는 없는 곳이 없다.
스페인 사람들은 죄를 짓고 싶어도 눈만 돌리면 어딘가에는 반드시 십자가가 보이니 죄를 지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인구 2천명의 제법 큰 도시, San Justo de la Vega이다.
악이 침범치 못하게 마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돌 십자가.

마을의 전경이 제법 크다.
저런 곳에서 묵으면 일용품이라던지 음식이라던지 구하는 것이 편하겠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저 곳을 지나간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찻길가 중간쯤의 어느 가게 앞에서 빵과 우유를 먹으며 점심을 때웠다는 것. 

여행자들을 위하여 마을마다 어김없이 서 있는 안내판.

다시 4.7km를 더 걸어서 나타난 2000년 역사를 가진 아스토르가 마을이다.
우리나라의 경주가 1000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이 곳은 2000년이다. 끄억~
예수님이 태어나실 당시에도 이 마을은 존재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
그래서인지 이 마을은 구경할 것들이 꽤 있다.

하도 많이 보니 이제 이런 수백년 된 성당은 별로라는 생각까지 든다..


뭔지는 모르지만 2000년 가까이 된 로마시대 때의 유적이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외국인이 스페인을 여행할 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영어가 안 통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유적지에서 영어 안내판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하루에도 수 십명의 영어권 외국인들을 맞이할 카페에서도 커피,비어를 못 알아 듣는다.
일부러 그러는건지..ㅉㅉ

아스토르가 중심광장.

성당이 대 여섯개는 있는 것 같다..

시내 중심도로

1887년도에 가우디가 만든 성이다.

이것은 스페인의 까미노 기념엽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장면.
엽서그림이랑 똑같은 구도로 찍었다.

무리아스라는 마을 입구.

우리가 묵은 곳.
도착하니 호스피탈로(알베르게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가 없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겉보기와는 달리 들어가면 꽤 깨끗한 편인데 황량한 마을이라 그런지 묵는 사람들이 없어서 단 3명만 잤다.

또 새로운 해가 뜨고...이정표가 없으면 이렇게 돌맹이로...ㅎㅎ

이제 높은 산과 언덕들이 확실히 뚜렷해진다.
목적지인 산티아고가 1/3도 안 남았다는 사실과 함께 메세타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했던 것이 기억난다.

조그만 마을의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고...

다니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보이는데 동양사람들은 (주로 한국사람) 그늘만 찾아 다니고 서양사람들은 햇빛만 찾아 다닌다.
윗사진 카페는 그늘이라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지만 여기는 바글바글하다.
그러니 피부색이 탈색되지...

이 날은 구름 한점 없이 무척 더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습기가 없어서 저런 나무 밑의 그늘에 가면 바람이 제밥 서늘하다.

'레온주에 독립을..!'

마을의 공동묘지.

엘 간소라는 작은 마을을 통과.

우리네 시골집을 연상시키는 듯한 집..들어가 보니 빈집이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성당.

말이 농사를 짓네..흐흐
신기하기도 하고..특이한 장면..

산티아고까지 245km 정도 남은 지점이다.
지금까지 걸은 거리가 550km 정도..

중간에 여행자들을 위하여 만들어 놓은 휴게소.

한국말로 "힘내요! ^.^" 라고 되어있는 돌무더기.

길을 건너가는 양떼들..


(계속~)
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어설픈여우 2010.06.11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페인에 대한 포스팅을 오늘 첨 봤는데요, 걸어서 여행하셨나봐요?
    그런데 유명한 관광지일텐데 커피를 못알아듣는다는것과 영어 안내판이 없다는거 이상하네요..ㅎ
    스페인도 언젠가 가보고 싶은나라인데..일단 달빛님 사진으로 대신 여행을 해 봅니다.

    • 달빛 2010.06.11 1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걸어서 여행했습니다.
      프랑스 생장피디포트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까지요.
      제가 걸은 곳은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고 중세시대부터 순례자의 길로 알려진 스페인 북부에 있는 총길이 800km에 달하는 까미노길이라 시골마을만 지나는 길입니다. 영어 아예 안통합니다.하하

  2. DDing 2010.06.11 2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 그저 멋지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무지함을 용서하소서. ㅎㅎ
    오늘은 와인 한잔 안 하셨나요?
    여행 중 만나는 그곳의 술이 전 너무 좋더라구요. ^^

    • 달빛 2010.06.12 1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띵님도 다녀 오셨나 봅니다.
      정말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와인이죠~ㅋㅋ
      오늘은 비도 오고..축구도 하고..술마시기 딱 좋은 날이네요..ㅎㅎ 좋은 휴일 되시기 바랍니다~

  3. 애버그린 2010.06.12 1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적이드믄 노천빠와 길바닥 돌맹이 표시판이 매우 인상 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