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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운동

까미노 데 산티아고-18

by 소박한 독서가 2010. 7. 1.

오-세브레이로에서 뜻깊은 하루밤을 지내고 다음날 새벽 눈을 뜨니...
우오아~~!!!!

구름을 밟고 간다는 기분이 이런 것이 아닐까...


어스름 새벽이라 사진도 컴컴..
못생긴 얼굴 안나와서 다행이다~ㅋㅋ


2시간쯤 산을 내려오니 이제 좀 밝아진다.
그래도 해발 1,270미터.


점심때쯤 도착한 구름 중간에 걸쳐 있는 마을.
지금부터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이 날의 사진은 없다.


저녁에 지기랑 상해에서 오신 한국분이랑 같이 한잔~!
지기친구는 환자라서 방에 이미 누워있고 우리 3명이서 와인 3병을 뚝딱 했다.


끝나고는 마을 사람들 결혼 뒷풀이를 하는데까지 빈대붙고~ㅎㅎ
저 분들은 신랑측의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저 노트북에 신랑의 성장사진들이 담겨 있어서 사람들이 사진 하나씩 돌려 보며 즐겁게 이야기하고 추억을 이야기한다. 나도 물론 사진이 바뀔 때마다 멋지다를 연발해 주고...ㅋㅋ


다음 날인데 새벽부터 하루종일 폭우가 내려 저녁때까지 사진 한장 없다.
이런 날은 방수카메라가 그리워진다.
저 곳은 우리가 묵을려고 했던 공립 알베르게.


지어진 지 천년도 더 된, 원래는 수도원이었단다.
조금 기다려도 문을 열지 않길래 물어보니 2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단다.
비가 와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분위기라 우리는 조용히 사립 알베르게로 가서 잤다.


밤에 미친듯이 몰아치던 비가 아침에 일어나니 땅이 말라 있을만큼 개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이 사진찍고 20분인가 지나서 다시 주룩주룩...
이 날도 어제 못지않은 폭우속의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특이한 성당도 지나고...


오후가 되자 비오는 지역을 벗어났다.
비맞고 점심도 못 먹었는데..저것들을 보니 배 고프다..ㅋㅋ


저 앞의 마을..오늘의 목적지.


가게 앞에 옛날 이 지역 왕의 동상이 있다.
이국적이다.


우리는 숙소를 찾아서 가고...
골목의 순례자 그림들.


깨끗하게 보이는 저 곳이 우리가 묵을 숙소.


오늘은 조금 무리하여 거금 만원을 주고 그랑 레제르바 급을 샀다.
이런 거 한국가면 최하 십만 원은 넘는다.


밤에 자다가 끌려나와 영국에서 온 이 친구랑 또 술 한잔.ㅋㅋ
이 친구는 매년 1주 정도씩 이곳을 찾아와 일정 구간씩 쪼개서 걷고 집으로 돌아 간다.
이번에 산티아고까지 가냐고 했더니 내일 쯤이 마지막이라며 길에서 친하게 지낸 인연으로 이별주를 했다.
 

다음 날,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숲의 터널들을 지나고...


쿵~!!! (이현세 18번)
드~~디~~~어 100km 남았다.
이 표석은 갈리시아 주에서 매 1km마다 하나씩 설치해 놓은, 말하자면 카운터다운 표지석이다.


지긋지긋한(?) 소떼들..
까미노를 걸으며 제일 고생했던 것이 바로 소똥 냄새였다.
카페에서도 숙소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바람을 타고 냄새가 솔솔 풍겨 오는데 그냥 나중에는 마비가 될 지경...
그래도 까미노를 걸으면 피할 수 없는, 극복해야 할 과정 중의 하나일 뿐이다.


800km 여정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강 건너 포트마린이 보인다.


깨끗한 마을.


그냥 걷기도 힘드는데 이렇듯 기타까지 둘러메고 산좋고 물좋은 곳에서 노래하는 친구들도 있다.
내가 웃으며 'You 폼쌩폼쏴?' 했더니 고개를 갸웃갸웃 한다..ㅋㅋㅋㅋ
장난쳐서 미안하다고 해 주고...참, 이 친구 노래는 정말 잘 한다.


스페인의 분위기가 화악 묻어나는 경치..


마을 한 가운데의 성당.
저녁에 숙소에서 만났던 한국인 신부님이 여기서 예배를 주재하셨다며 자랑하셨다.


다음날, 길을 가다 찍은 사진.
바로 이 분이시다.
원주 교구에 계시는 신부님인데 나보고 성당에 나가라며 당부 하셨다.
이 날은 이 분과 하루종일 걸으며 이야기하고 맥주도 마시고...ㅎㅎ


길 가의 성모마리아 상


고구려 시대의 창고같다.


이제 산티아고까지 대충 80여 km 정도쯤 남았을 것 같다.
4일 정도만 더 걸으면 이제 목적지 입성~!!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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