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분이 나에게 '하루종일 책만 보시나 봐요?'하고 물었다.
언뜻 들으면 책벌레나 책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멍충이 아니냐고 묻는 것 같아 기분나쁠 때도 있다.
하하하

책을 읽는 시간으로만 굳이 따지자면 나의 독서시간은 하루 1시간에서 많아야 2시간이 채 안된다.
집에서만 책을 보는 날에는 한 시간도 읽지 않을 때도 많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있는 날에는 그나마 그것도 못 지킨다.
못 믿으시겠다고? ^^

단언하지만 나만의 비결이 있다.
그리고 그 비결은 내가 어릴 때 나의 어머님에게 전수받은 것이다.

어머님께서는 나에게 하루에 적어도 20~30페이지 정도씩은 꼬박꼬박 책을 읽게 하셨다.
(여기서 말하는 책은 학교 교과서가 아니다)
어머님 당신께서도 평생 책을 가까이 하셨으니 어찌보면 자식에 대한 당연한 교육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출세하기를 바라서도 아니셨고, 더 똑똑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서도 아니셨다.
단지 독서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더라도 그것을 더욱 깊이있고 풍요롭게 해 준다는 것!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는 자연히 알게 될테니 책읽기를 게을리 하면 안된다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나에게 강조하신 내용이다.

어른이 된 지금은 조금 발전하여 대략 하루에 80~100 페이지 정도를 읽는다.
그리고 이 원칙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킨다.
아니 어릴 때 부터의 습관 덕택에 이제는 저절로 지켜진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하루에 80 페이지?
얼핏 보면 많아 보이나 실제로 읽어 보면 활자가 드문드문한 소설책등은 한 시간 남짓이면 끝나고, 조금 어려운 책이라야 두 시간남짓이면 끝난다. 외출할 때는 일부러 지하철등을 이용하며 책을 본다. 왠만한 곳은 오며가며 읽는 양이 벌써 50페이지 정도다.
아무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
하지만 부담없이 보이는 이것도 실제로 실천하여 보면 왠만한 책 한 권은 3~4일 정도면 끝나니 책을 안 읽는 사람의 눈에는 엄청난 독서량이 되어 보이는 것이다.

덕분에 나는 나름대로 제법 풍요로운 정신세계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인이나 수도승, 아니면 높은 학식을 가진 학자의 정신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고, 배우지 못했으며, 느껴보지 못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쓴 책을 통하여 엿보고 느끼며 배우는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책이란 보통 한 분야에서 평생을 바쳐 연구한 사람들의 결집체인 만큼 그것에서 얻는 경험과 배움은 독서를 통하지 않고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미 다른 사람보다도 몇 배의 인생을 살았으며, 몇 배의 질곡을 겪었고, 몇 배의 희로애락을 맛봤다고 자부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정신세계의 즐거움은 나의 생활과는 또 다른, 나의 정신만이 느낄 수 있는 제 2의 세계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내가 어릴 때의 30 페이지 훈련이 가져다 준 결과이며,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는 어머님의 교육 때문이다.

자~
책이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읽으려 하면 좀처럼 읽기가 쉽지 않다.
공공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 오며가며, 잠자기 전에 침대에서, 낮동안 잠시 짬을 내어 10~20분..
이 정도면 누구라도 하루 80페이지의 책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본다, 바빠서 책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 분들은 과연 정말 시간이 없어서 책읽을 시간이 없는 것인지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이 정도면 내가 어떻게 독서하는 시간을 쪼개면서도 할 짓 다하고 사는지 아실 것이다.
특히 나에게 하루종일 책만 보느냐고 물어보신 분들 ? ㅋㅋ


덧붙여...끝으로...내친 김에...한 마디만 더...^^
아이들에게 진정한 부모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매일 일정한 분량의 독서만큼은 시키시라 !
시간이 흐르면 부모들은 죽지만 남은 인생을 살아갈 아이들의 더욱 풍요로운 인생을 위하여...
왜 읽어야 하는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도 해 주시라.

어디선가 썼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어릴 때 읽는 습관을 들여놓지 않으면 커서도 절대로 읽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이 평생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되느냐 못 되느냐는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을 기억하여 당장 오늘부터라도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독서습관의 교육을 시작하심이 어떨지...^^
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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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oxies 2010.07.05 16: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종종 들려보지만 언제나 공감되는 글이 많네요.
    돌이켜보면 어릴적 어머니께서 꾸준히 책 읽기를 권하셨었고,
    그러던 것이 습관이 된 것인지, 많은 양은 아니지만 꾸준히 읽게 되더군요.

    30대 후반, 결혼을 할지 아니 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만은,
    하게 되고 또 아이를 낳게 된다면(부인이 동의한다면 굳이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퇴사하고 이직 전이라,
    본가에 내려와 있는데, 갑자기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네요.
    빨래 걷으러 가야겠네요. ^^

  2. 어설픈여우 2010.07.05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엄마로서 반성을 하게 되네요.
    울 딸한테 말로만 책좀 읽어라 책좀 읽어라..했지
    나 스스로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거 같아요.
    하루 몇페이지씩이라도 읽게 하는거....좋은 방법 같아요.
    (저는 화장실에 앉아서 책 읽을때가 진도가 제일 잘 나가버라구요...ㅡ,ㅡ)

    달빛님 보면서 항상 뭔지 모를 마음의 여유..이런게 느껴졌었어요...^^*

  3. 미유엄마 2010.07.05 1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 백배예요. 저도 딸학원에서 기다리면서 1시간 책읽고, 지하철에서 책읽고,
    자기전에 책읽고 정말 틈틈히 읽고 있어요.
    가방에는 항상 일본 문고본책이 들어 있지요.
    오늘 와다나베 준이치의 "둔감력"이란는 책을 샀는데 딸 학원에서 기다리다가
    조금 읽었는데 내용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읽을 시간이 기다려지네요.

    • 소박한 독서가 2010.07.05 2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유엄마님, 반갑습니다^^
      다음뷰에 안 계시니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해 죄송스럽습니다...몸도 머나먼 이국에 계신데 마음마저 고국을 멀리 하시는 것 같아서..마음을 바꾸심이 어떠실지...^^ 좋은 밤 되세요~^^

  4. ★안다★ 2010.07.05 1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옳은 말씀이십니다...
    어릴때습관을 들여놓지 않으면 책읽기는 먼나라의 얘기가 되지요...
    저도 독서를 좋아하는 편입니다만,어렸을때 부모님으로부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지요...

    하루80페이지의 독서량...달빛님께서는 어렵지 않을 일로 써 놓으셨지만...정말 대단하십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5. proxies 2010.07.05 2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당주님 ^^
    하루한시간에서 알게된 RosierTheFall 입니다. ^^;;

    • 소박한 독서가 2010.07.05 2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석구님..ㅎㅎ
      요즘 트윗을 잘 안해서..이해하세요^^
      트윗이 중독성이 강해 요즘은 거의 안 들어 간답니다..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읽지..ㅋㅋㅋ 블로그 자주 놀러 오시고 좋은 밤 되세요^^

  6. 예문당 2010.07.06 1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읽는 습관'을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6살 큰아이는 노력한 덕에 언제 어디서나 짬짬히 책을 잘 봅니다.
    3살 둘째도 조금씩요.
    세살버릇 여든간다는 말을 가슴깊이 담고 살아서, 3살 아이들에게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슴깊이.. 와닿는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7. 근데있잖아요 2010.10.09 1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설같은거 작가들이 해놓은 장치들을 추측해보고 맞추면서 읽어나가다보면 저는 50페이지 읽는데만도 1시간이 걸리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