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를 걷는다는 것은 고독함의 극치다.
일행이 있어도 발걸음이 서로 다르니 걷는 동안에는 결국은 혼자의 길이 된다.
걸으며 문득문득 떠오르는 나의 부끄러운 과거들은 반성의 순간이 되고 또한 미래의 각오를 다져주는 성찰의 시간이 된다.




일단 접어들면 가야만 하는 길.
돌아서고 싶어도 돌아갈 곳이 없는 길.
그 순간만큼은 걷는 것 이외에 세상의 어떤 일도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행중 만나게 되는 수 많은 난관들도 여행자에게는 단지 거쳐야 하는 하나의 과정일 뿐.
이겨 나가면 고난에 승리하는 것이요, 지게 되면 패배자의 나약한 의지의 한계를 드러낼 뿐이다.
그래서 까미노는 솔직히 지금도 두렵다..
언젠가 나의 마음이 그 고난의 길에서 다시 한번 그 달콤했던 승리의 기분을 맛보라고 유혹할까 싶어서...




혹자는 까미노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맞는 말이다.
기나 긴 800km의 여정을 걸어가는 여행자는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자기와의 대화를 끊임없이 이어나가야 한다.
걷는 동안 나의 동료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마음 깊은 곳을 찾아 걸어가고 있는 길동무가 보일 뿐이다.




까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 가는 길.
세상 바깥으로 마음의 휴가를 보내주는 여행.
일상을 벗어나 자신의 마음속 빈 공간을 넓혀가는 여행.



죽음이 임박하면 치료를 거부하고 까미노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그리고 힘이 닿는 한 걷다가 쓰러지면 기꺼이 그 곳이 무덤이 되는 사람들...

인생의 의미,
자기성찰,
마음의 휴식과 의지의 시험,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여행..

그 곳이 바로...까미노다.


(계속...)
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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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0.07.14 0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지네요.ㅎㅎ 잘 보고 갑니다.

  2. 돼야지 2010.07.14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도 좋아하시고 여행과 사진도 좋아하시고...제가 아는 분과 비슷하시네요...참 분위기 있는 사람...
    너무 멋있네요..인생을 살아가고 그 인생을 여행삼아...
    저두 여행은 좋아하는데 책은 별로...^^: 구경 잘 했습니다..

  3. 어설픈여우 2010.07.14 2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늘 궁금해 왔던 부분들을 정리(?) 해주시고 계시는군요?
    이어지는 다음글도 기대할께요..
    시원하고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