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산이 생전에 남긴 산문들 중 59편을 자세한 주해와 함께 현대적 문체로 읽기 쉽게 편역해 놓았다.

글쓰는 것이 버릇이 되어 유배생활 중에도 붓을 놓지 않았다는 다산 선생의 내면세계와 유배중의 생활과 마음을 엿볼 수 있다는 생각에 얼마 전에 구입해 놓았다가 지난 주말을 이용하여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다산 정약용을 선생이라고 부른다. 나도 그렇게 부른다.
이유는 그만큼 배울 것이 많은 저술을 많이 남기신 덕이다.

이 책에 실린 59개에 달하는 산문들 역시 하나같이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교훈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는 글들이다.
이 책에서 다산이 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저자인 박혜숙 교수님께서 권말에 있는 해설에서 너무나 명료하게 적시해 놓아 여기 인용해 본다.


어떤 곤경과 고통속에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산 자신이 그랬듯이 불굴의 정신으로 현실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말과 생각과 행동을 바로 가지라는 것이다. 마음과 언행이 바르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높은 기상과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비천하고 저속한 일에 골몰하여 인생을 낭비하거나, 편협한 마음으로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괴롭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독립적이고 당당하라는 것이다. 비굴하거나 남에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근면하고 검소하라는 것이다. 부지런히 살고 필요한 그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게 사람의 도리라는 것이다.
전심전력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선함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 p.234


기억에 남는 몇 가지의 산문제목을 뽑아 보자.

  • 가난은 근심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가진 것은 덧없다'
  • 유배생활의 적막함과 고독이 느껴지는 '유배생활 12년'
  • 삶의 덧없음을 순순히 받아 들이고 편안히 여기고 즐기라는 '떠있는 삶'
  • 먹을 것, 입을 것을 걱정하지 말고 독서에 힘쓰기를 바라는 '어떻게 살 것인가?'
  • 모든 권력은 백성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강조한 '목민관은 누구를 위해 있는가?'
  • 자만심과 안주하는 마음을 경계한 '고구려는 왜 멸망했을까?'
  • 공직자의 청렴성을 강조한 '정치 잘하는 법' .....그 밖에도 '내가 바라는 삶' '첫 유배지에서' '오직 독서뿐' '벽 위의 국화 그림자' '술자리에서 사람보는 법' '파리를 조문한다'등...거의 모든 글이 가르침이나 교훈을 주기에 넉넉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특이한 글로 '인술을 펼친 몽수'라는 칼럼이 있다.
다산이 이 사람에 대해 쓴 글을 100% 믿는다면 허준만큼이나 명망있는 의사임에 틀림이 없는데 다산의 글이 아니었으면 틀림없이 역사 속에 묻힐 뻔 한 사람이다.

몽수에 대한 다산의 글을 몇개 인용해 본다.

몽수가 때로 문을 나와 다른 집으로 가면, 수많은 남녀가 앞뒤로 빽빽이 둘러싸서 마치 벌떼처럼 무리지어 갔다. 이르는 곳마다 누런 먼지가 하늘을 가려 사람들은 모두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몽수가 오는 줄 알았다.  


열흘 사이에 명성을 크게 떨치니 울부짖으며 애원하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대문과 골목을 가득 매웠다. 신분이 높은 사람은 겨우 몽수의 방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천한 사람들은 운이 좋아 섬돌 아래까지는 가더라도 하루종일 기다린 뒤에야 비로소 몽수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하루는 못된 자들이 계획적으로 몽수를 데려가 한 외진 곳에 가두고 문을 잠가 버렸다. 몽수가 없어지자 온 도성 안이 그를 찾느라 시끄러웠다. 어떤 사람이 그의 소재를 알려 주자 수많은 사람이 몰려가 문을 부수고 몽수를 구출했다.




요즘 지하철을 타 보면 독서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그들이 읽고 있는 책들의 제목을 훔쳐보면 거의가 인기있는 소설 작가들의 새로운 신간들이다.
물론 절대로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책을 사랑하는 그들이 일 년에 한 권이라도 우리의 고전을 읽는 마음을 가지기를 바라고,
거기에서 오늘 내가 느꼈던 감동을 똑같이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을 사는 사는 지혜는 고전 속에 전부 다 해답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귀감으로 삼을만한 글을 하나 인용하며 짧은 독후감상을 끝낸다.

'아침에 햇빛이 먼저 든 곳은 저녁에 그늘도 먼저 들며, 꽃이 일찍 피면 시들기도 빨리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풍차 바퀴는 돌고 돌아 잠시도 쉬지 않는다.
뜻을 품고 이 세상을 사는 사람은 잠시 재난을 당했다고 해서 청운의 뜻을 꺽어서는 안된다.
사나이 가슴속에는 항상 가을 하늘을 솟아오르는 한 마리 매와 같은 기상이 있어야 한다.
눈으로는 천지를 좁게 보고, 손으로는 우주를 가볍게 여겨야 된다.'
-p. 198~199

 

 

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DDing 2010.07.21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베개가 '참 우리 고전' 시리즈를 출간했죠. 아니 아직 하고 있나요?
    전 박지원 선생 관련 책을 읽었는데 참으로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프로젝트때문에 연장선에서 한 독서였지만 의외의 수확으로 다른 책들도 읽게 되더라구요. ^^

    • 소박한 독서가 2010.07.21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돌베게 우리고전 시리즈는 참 좋은 기획같습니다. 단순히 내용뿐만 아니고 해설이 압권이더군요..책을 읽으며 내내 참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공군 공감 2010.07.21 08: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산의 책을 읽다보면 언제나 유익하고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 참 많더라구요^^

    • 소박한 독서가 2010.07.21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공군 공감님, 반갑습니다^^
      저도 다산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이 책을 보고 아주 약간은 알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참 지조가 강한 분 같더라구요..학식도 높고..더운 날씨, 좋은 하루 보내세요~~

  3. 우중 2010.07.21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달빛님~ 안녕하세요??^^
    글 잘 읽고 가요~ ^^
    많이 덥네요. 초복때 닭다리 뜯었는데 별 효과가 없나봐요. 몸이 축축 늘어지네요. ㅋㅋ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구요~^^

  4. 티비의 세상구경 2010.07.21 1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마음에 와닿는 산문들이 많이 있는것 같네요~!
    좋은 책소개 잘 읽고 갑니다. ^^

  5. rinda 2010.07.21 1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고 있으니 다산 선생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책을 통해서나마 그분과 대화를 할 수 있겠지요 ㅎㅎㅎ
    저도 읽고 싶은 고전이 있는데 조만간 읽어보아야겠습니다 ^^

    • 소박한 독서가 2010.07.21 16: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rinda님은 무슨 고전을 읽으시는지 궁금하군요..ㅎㅎ
      저도 아직 사놓고 안 본 고전이 몇 권 있는데..조만간에 읽을 생각입니다.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6. 어설픈여우 2010.07.21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는 어려운일을 겪게 될때가 있는대요,
    그렇게 어렵고 힘들때 이런 책을 통해 큰 힘을 얻을수 있을것 같네요....

    달빛님, 오늘도 기분 좋은 날 되셨으면 좋겠씁니다.

    • 소박한 독서가 2010.07.21 1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어설픈여우님, 감사합니다.
      오실 때마다 힘이 되는 소리를 하고 가시네요~ㅎㅎ
      오늘도 날이 후덥지근..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둣 하지만 그래도 활기차게 마무리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