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산 산책로를 좋아한다.
한 낮의 뜨거움이 가시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가 되면 책 한 권 들고 그 곳을 찾아 간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우거진 숲과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청량한 그늘과 공기가 무엇보다 좋아서이다.

나를 반기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눈길로 인사를 보내며 미소지을 때 그들 역시 나를 환영하는 진한 향기를 보내 준다.
그런 이유로 사흘을 안보면 그리운 친구들처럼 그들과의 이별 역시 왠만하면 이틀을 넘기지 않는다.

요즘 그 곳 길옆에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이쁜 개울이 하나 생겼다.
물가에 심어 놓은 온갖 종류의 화초들이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새롭게 생긴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나무 위에는 새들이 지저귀고 밑에서는 개울이 졸졸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일주일에 너댓 번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을 즐기는 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나만의 크나큰 행복이다.
 
산책로 중간의 벤취에서, 가지고 간 책을 읽는다.
모기와 날파리가 약간 거슬리긴 해도 나무향 가득한 그 곳에서 책을 읽노라면 머리에 그렇게 잘 들어올 수가 없다.

그리고 마음에 평화로운 기쁨이 넘치기 시작할 때 책을 덮는다.
내일의 즐거움을 위하여 남겨 놓는 나만의 비법이다.

좀 있으면 보게 될 석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속으로 채색해 보며 하루의 산책을 마친다.
내일 또 찾아올 행복한 이 시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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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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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綠琳 許星男 2010.07.26 0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맑은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마음으로 책속에 빠지는 기쁨은 아는사람만 아는 독서의 맛이죠...
    냇가의 물이 마치 리듬 처럼 흐르고, 거기서 가끔 소리에 취해보기도 하고.... 그맛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2. DDing 2010.07.26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책을 해 본적이 언제인지...
    컴퓨터만 붙들고 경직된 자세로 앉아 있느라 푸르른 나무들이 보고 싶어집니다. T-T

  3. 예문당 2010.07.26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을 보고, 글을 읽기만 했는데도 마음이 정말 편안해지네요.
    요즘들어 가장 좋은 휴식은 나무아래 돋자리 깔아놓고 책한권 들고
    읽다.. 자다.. 뒹굴뒹굴 거리는 게 좋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주말에 겨우.. 책한권 읽었습니다. 급해서 읽은 책이었지만,
    휴가에는 여유롭게.. 마음에 평온과 안식을 줄만한 책들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

    • 소박한 독서가 2010.07.26 1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예문당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래 돗자리라...정말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ㅎㅎ
      이제 공기가 좀 선선해지면 산에도 다녀야죠..
      주말에 무슨 책 읽으셨나요? 좀 있음 리뷰 올라오시겠네요? 기대됩니다.ㅎㅎ

    • 예문당 2010.07.26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4. 설보라 2010.07.26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산이 집에서 가까우신가봐요? 산책로, 마음의 여유를 안겨주는 곳!
    좋아하는 책을 가지고~ 주위를 배경 삼아 자연의 소리와 함께 1시간만 있어도 행복하겠어요.
    가까운곳에 있다면 저도 가고 싶을 정도네요 잠깐의 여유로 우리는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것을...
    상큼한 산책로를 생각하며 오늘 하루 시작해요~~ 감사해요!!

    • 소박한 독서가 2010.07.26 1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라님, 감사합니다..추천평까지 날려 주시고..ㅎㅎ
      남산이 집에서 가깝지는 않아요..지하철로 3구역 타고 간답니다. 찻길은 왠지 걷고 싶지가 않아서 지하철에서 내려 바로 진입로로 들어갑니다. 15분이면 도착하니깐요..
      그곳은 차량은 물롱니고 자전거도 못다니게 되어 있어서 보행자의 천국이라 할만 합니다. 보라님도 가까운 곳에 산책 많이 다니시죠?

  5. 못된준코 2010.07.26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네요. 낯을 가리시더라도...
    나오시면 좋은데....생각보다 나이가 있는 분들도 계십니다.
    블로거라는 타이틀만 있으면..되므로 시간 되시면 모임에 참석해 보시기를 추천해요.

    첫 모임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름 의미가 깊을꺼에요. 그럼...이만...행복한 월요일 보내세요.~~

    • 소박한 독서가 2010.07.26 1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그건 농담이었고..^^
      아무튼 그때는 휴가가 맞물려 있어서 참가는 어렵겠습니다. 좋은 모임되시고 다음에 회동하면 한번 참석하겟습니다. 즐거운 시간 가지세요~~~

  6. 티비의 세상구경 2010.07.26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운동 나가실때~ 남산 산책가셨나봐요
    집근처에 이렇게~ 산책하기 좋은곳이 있으셔서
    너무 좋으시겠어요~! 즐거운 한주시작하세요~!

  7. ♣에버그린♣ 2010.07.26 1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책을 사랑하시는거 같습니다~
    산책로에서의 독서라~^^

  8. 2010.07.26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안다★ 2010.07.26 14: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과 함께하는 독서, 운치있어 보여서 좋네요^^
    소박한 독서가이자 낭만독서가이십니다~
    즐거운 한주 보내시는 소박한 독서가님 되세요...

  10. 호빵마미 2010.07.26 1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사실 책과 별로 친하지가않아 독서가님이 존경스럽네요~~
    특히나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나는 요즘같은 날에는 더더욱..ㅠ
    푸르름이 우거진 산책로에서의 독서..한폭의 그림이 상상 되네요~~

  11. 국제옥수수재단 2010.07.26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곳이 집 근처 있는 것도 큰 복이네요^^
    저는 이런 곳가면 소음 때문에 독서를 방해받곤하죠...;;

  12. 주리니 2010.07.26 1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이렇게 보니 새롭네요.
    신혼집을 서계동에서 살았기 땜에 바로 근처인 남산을 정말 뻔질나게 다녔는데...
    멀어지면 질수록 마음도 멀어져 이젠 생각이 나도 정말 맘 다잡지 않으면 못 가거든요.
    볕이 뜨겁긴 해도 참 볼거리 많고 생각을 진득히 할 수 있는 거리죠^^

  13. 걷는 말 2010.07.26 15: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읽을꺼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책관련 블로깅을 하다 이곳에 머물군요.
    힘들때 책이나 신문이 늘 친구였답니다.
    폭염에 건강한 여름나세요~!

  14. 펨께 2010.07.26 1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침실에 항상 책을 가지고 가는데 이 방법이 더 좋을 것 같네요.ㅎ

  15. 머니뭐니 2010.07.26 1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책한권들고 산책 할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날이 언제쯤 오려나...휴
    쌩뚱맞지만 남산으로 산책을 가시려면 남산이 집 근처실텐데...
    좋은 동네 살고 계시네요^^

  16. ,,., 2010.07.26 2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한적한 길에서 마냥 걷고 싶네요
    요즘 책은 잘 못읽지만 블로거님들의 글은 엄청 읽고 있답니다.^^

  17. 산지니북 2010.07.26 2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 전 지인 결혼식이 있어 서울 갔다가 남산을 처음 가봤어요.
    말로만 듣던 남산 케이블카도 타보구요. 기차시간때문에 산책로를 걸어보지 못한게 아쉬웠는데,
    이렇게 사진과 글로 보게 되네요.

  18. 어설픈여우 2010.07.26 2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산을 자주 가시는거 보니, 근처에 사시나봐요...
    산책과 독서...
    왠지 분위기 좋은 멋진 남성분의 모습이 그려지는군요...^^*

  19. mk 2010.07.27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능 다녀갑니다.
    아,, 지금 제 뒷통수에서 한도 끝도 없는 차소리가 증말 싫어요.
    새소리가 듣고 싶어요.
    제가 요즘 독서를 아주 아주 쉬엄 쉬엄.. ^^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헨리나웬의 마지막 일기!
    좋은 하루 되세요

  20. 연필 한다스 2010.07.29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남산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오를 수 있는 길이란 길은 모두 실험에 보고자 했던 때도 생각 나네요. 참, 그러고 보니 남산에 오르면서 서울을 얼마나 벗어나고파 했는지, 또 얼마나 뿌리박혀 살고 싶어 했는지도 얼핏 떠오릅니다. 남산을 보니 반가워 주책을 떨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