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데 산티아고라고 되어 있는 Zubiri 입간판에서 사진찍는 동원..

 

드디어 한국을 떠나고 처음으로 해먹는 밥이다.
슈퍼에 가니 상추와 닭, 쌀을 팔길래 냉큼~ 준비 끝..ㅎㅎ
대한민국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동원이 음식준비를 한다^^.


이곳 나바라주의 와인.
슈퍼에서 보통 1~2유로면 Vino de Messa 정도는 구입할 수 있다.
참고로 스페인에서는 나바라 와인보다는 앞으로 지나가게 될 Rioja주의 와인을 더 알아준다.
그리고 유명한 와인은 거의 다 Rioja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호화식사..^^
며칠만에 먹는 밥인지 모르겠다.ㅎㅎ
배터지게 먹을려고 그릇에 가득담은 나..ㅋㅋ 
위에는 동원이가 상추로 즉석에서 만들어 준 걷절이 김치다.@@


Zubiri의 공립 알베르게 전경.
 

지나는 길에..
저런 호텔들은 그림의 떡이다.
하루 잘 돈이면 알베르게에서 일주일은 묵는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돈들여서 고생길을 왜 떠냐냐고..
어차피 내려올걸 땀흘리며 산에 왜 올라가느냐는 질문과도 같다.

산을 올라가보지 않은 사람에게 등산의 즐거움을 밤새도록 이야기해 줘도 모른다.
숲속 공기의 상쾌함과 산정상에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정복감과 통쾌함 그리고 잠시나마 속세를
떠나있는 해탈감을 피부로 느껴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에겐 도보여행도 등산이나 마찬가지이다.
땀흘리며 걷는 과정에서 느끼는 일상에서 벗어난 마음의 해방감과 때묻지 않은 자연과
벗하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다.   


라라소나 마을입구


잠시 다리쉼을 하며..


저 하얀 건물이 Arre에 있는 수도원 알베르게이다.
비가 와서 이 날은 저기에서 묵었다.


Arre 의 중앙로.
비가 오다말다 해서인지 사람들이 거의 없다.


팜플로냐 입구.


비옷을 입고 다리위에서.


강태공..뭘 낚을까? 말을 모르니 물어볼 수도 없고..ㅋㅋ


여행객들이 던져놓은 신발..
까미노길 곳곳에는 여행자들이 남겨놓은 저런 흔적들이 참 많다.


팜플료냐에 있는 카페.
헤밍웨이가 자주와서 차를 마신 곳이라고 한다.

 

팜플료냐 시내에서 점심으로 맛본 타파스.
접시 하나에 1~3유로 정도 한다.
팜플료냐는 타파스로 유명한 도시이다.


팜플료냐를 벗어나기 직전..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다.
물어 봤으나 스페인 말을 몰라서 결국 못알아 들었다ㅋㅋ.

며칠 걸으며 느낀게 있다.
배낭하나 짊어지고 대책없이 화살표만 따라 걷기만 하는데도 별로 불편한걸 못느낀다는 사실이다.

이정표가 워낙 잘되어 있으니 길을 잃을까 걱정이 없고,
여행자들 전용의 단돈 몇천원짜리의 값싼 숙소인프라가
워낙 잘 구축되어 있으니 잠자리 구할 걱정이 없고,
마을마다 어딘가에 반드시 설치되어 있는 공공 수도꼭지들이 
여행자들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코스만 길다고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으며 또한 길만 있다고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참 만들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도보코스들도 돈에 부담없이 누구나 즐겁고 편한 마음으로 
즐길수 있도록 값싼 전용 숙소인프라가 많이 생겨야 할 것이다. 
또한 코스 중간중간 그 지방만의 독특한 문화를 잘 소개할 수 있는 국영문 안내판과
숙소(나 혹은 가까운 식당)에서 그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과 전통주등을 판매한다면 
머지않아 세계적인 도보여행 코스로도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쨌거나 벌써 여기저기 절뚝거리는 사람들이 보이고 나 또한 등산으로 단련이 되었다고
자부하나 발가락 사이에는 이미 물집과 허물 투성이다. 그렇다고 안 갈수는 없는 일..

아침이면 무조건 퇴실하여 나가야 하는 것이 법(?)이다.
죽을 병이 생겼어도 같은 숙소에서는 연속하여 못잔다.
오후가 되면 또 하루종일 걷느라 피로한 몸을 이끌고 쉴 곳을 찾아 들어오는 
새로운 여행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집은 생기는 즉시 바늘로 터뜨리고 그 자리에 밴드를 감아 놓는다.
그래야 이삼일 지나면 굳은 살이 되어 걷는데 지장이 없다.
하지만 물집은 한 군데를 치료하면 다음 날 다른데 또 생기고..
초반의 열흘 정도는 이런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
보름 정도 지나면 발도 어느정도 익숙해져 그때부터는 아픔이 사라지고
진정한 의미에서 걷는 것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스페인 북부의 자연은 포도밭과 밀밭 두가지로 정의된다.

리오아 주에 가면 지겹도록 포도밭만 봐야하고

메세타 주에 들어가면 열흘동안 밀밭의 지평선만 바라보며 걸어야 한다. 

이러한 풍경들이 주는 즐거움은 잠깐이고 한낮이면 푹푹 내리쬐는 스페인의

뜨거운 햇빛에 얼굴을 찡그리며 허기짐을 달래줄 한덩어리의 빵과 시원한 한잔의 맥주를 생각하며 

기계적으로 발만 움직이게 된다.

하지만 이는 다 나중의 이야기이고...



오늘의 목표는 23km.
멀리 보이는 Perdon 고개를 넘어 puente la reina까지 간다. 

한국사람이 까미노를 걸으면 좋은 점이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걷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으니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고~
둘은, 걷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으니 몸도 마음도 유유자적이 되며
셋은, 걷는것 외에는 할 일이 없으니 먹고살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것이다.

(순전히 나의 지론이다^^)


상쾌한 기분으로 발걸음도 가벼이~^^
저 스틱 두개는 까미노 여행의 필수품이다.

제 아무리 튼튼한 사람도 매일같이 수십km를 강행군 하다보면 무릎과 발바닥에
무리가 오기 마련인데 그럴때 스틱은 훌륭한 보조도구가 되어준다.
 
걸으며 느낀 것이지만 외국인들은 거의 100% 양손에 스틱 한개씩을 다 가지고 있는데
한국여행객들은 거의 100%가 스틱이 없거나 있어도 한개밖에 없다.
물론 머리카락 하나라도 빼놓고 올 만큼 짐을 가볍게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그랬겠지만 스틱 두개는 필수품이다.

왜 그런지는 걸어보면 안다.


사진한장 잘 찍어 봐~ 여행가면 남는게 사진인데 열심히 찍어야지~ㅋ

페르돈 고개는 일명 눈물고개라 불리운다.
별로 높지도 않거니와 그 험하다는 피레네 산맥까지 넘어 왔는데 
이곳이 왜 그렇게 불리는지 몰랐다가 나중에야 알았다.

피레네 산맥을 넘는 순례자들은 다 프랑스를 기점으로 출발하는 사람들인데
그러다 보니 거의 다 외국인들밖에 없다.
이곳 스페인 사람들은 거의 다 론체스발레스부터 시작하니 이 고개가 처음으로 만나는 산이다.
그래서 눈물고개라는 별명이 붙었단다. ㅎㅎ

아님말고~


길에서 죽은 순례객의 묘비.

들은 이야기지만 유럽 사람들중 특히 카톨릭 신자들은 불치병에 걸려서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의 사형선고를  받으면 그때부터 치료를 포기하고
이곳 카미노를 걷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하여 가는데까지 걷다가 힘이 다하면
그 자리가 그의 무덤이 된다..
그리고 이런 죽음은 당사자에겐 굉장히 영광스러운 죽음이 된다.

이 사람의 죽음의 원인이 무엇이건 숙연한 마음으로 나도 돌맹이 하나 올리고...


광할한 스페인 대륙..

제주올레를 걸으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제주올레랑 스페인의 까미노길은 위치도 지구 정반대 쪽에 있지만 성격도 정반대구나.."

아침이면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저녁때까지 보면서 걸어야 하는
광활한 스페인과 한 시간이 멀다 하고 바다랑 산이랑 밭이랑
경치가 바뀌는 제주올레길은 여러 면에서 성격이 다르다.

까미노는 카톨릭 신자들의 성지로 취급받는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길이고
(물론 나같이 그렇지 않은 여행객들도 많다) 제주도는 스포츠/관광의 색채가 짙은 길이다.

이제는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배가 고파도 사먹을 곳이 없고 
한국말과 영어는 외계어 취급받으며 오직 스페인말만 통하는 까미노랑, 
말도 잘 통하고 구멍가게가 군데군데 있으며(ㅋㅋ) 
무엇보다 아름다운 경치에다 드넓은 바다까지 시원하게 보여주는
제주올레가 당연히 같을 수는 없다.ㅎㅎ

하지만 고생이 클수록 추억도 많이 남는 법..
시간이 갈수록 또 다른 의미를 가슴에 담고 까미노길을 다시한번 걷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때는 스페인 회화를 공부좀 해서 제대로 가야지~^^


드디어 눈물고개(?) 정상이다.


배낭 풀기전에  기념사진 한장 찍고~
아이구~허리야~~~


저 쇳덩어리 조각들은 페르돈고개를 넘어오는 순례자들을 상징한 것이다.
그 앞에서 인솔하는 나~ㅋㅋ 


우리 팀들과 같이 기념사진~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


페르돈 고개를 지나 몇시간을 걸으면 나오는 마을인 Uterga이다.


마을 입석 표지판 한번 쥐긴다~^^
걸려있는 조개가 인상적~


이곳에서 발도 좀 쉬고 커피나 한잔 마시고 가자~


간첩같은 폼으로 앉아있는 나.
여행의 꿀맛은 바로 이런 휴식중에 느끼는 것이 아닐까..^^


길가다가 만난 표지판.
산티아고까지 앞으로 747km 남았다. 끄윽~


걷다 보면 이런 재미도 있다.
길가의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는 일행들.


 
이곳이 Obanos 입구.
오늘의 목적지까지 3/4쯤 온 지점이다.


마을 표지판.


까미노길에서 300여개가 넘는 마을들을 만나는데 인구수에 상관없이 하나같이 저렇게 큰 성당들이 있다.
실제로 인구수 20명도 안되는 마을에 있는 성당들이 다 저 정도로 크거나 더 크다.
외형도 외형이지만 들어가면 우리나라 명동성당은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화려해서 두번 놀라게 된다.


마을의 집 담벼락에 서 있는 이쁜 나무.


정원에 가로등에 벤치에 십자가 기단에 있을건 다 있다.^^


올리브 나무.
길을 걷다 보면 올리브가 사방에 떨어져 있다.
성악가 파바로티가 목소리가 갈라졌을때 올리브 기름을 하루에 한컵씩 마시고 나았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까미노 길에는 이런 집들이 많다.
아마도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이 지나다니는 길이라 미관상 칠해 놓은 것 같다.
이전에 우리나라 경부선 철도옆의 시골 마을들에 전부 총천연색 스레트 지붕을 깔았던 것처럼...
이 집은 색감이 촌스럽게 보이지 않아서 한장..^^


또 하나, 스페인의 낮은 뜨겁다.

스페인을 가기 전에는 왜 낮잠을 자는 문화를 가진 나라인지 이해를 못하고
게으르다고까지 생각을 했는데 여기 와보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오후가 되면 내리쬐는 태양빛에 4월 말의 길바닥에도 아지랑이가 필 정도이다.
그러니 여름이 되면 어떻겠는가..

아침이면 으슬으슬한 기운에 잠바를 입고 나섰다가 오후가 되면 작열하는 태양에
어김없이 벗어야 한다. 길을 걸으면 덥고 나무밑에서 다리쉼을 하면 공기중에
습기가 없어 그지없이 시원한 나라.

저 덫문도 오전에는 열어놓고 태양이 내리쬐는 오후가 되면 닫긴다.


드디어 목적지인 숙소다.
우리의 그날 종착지를 의미하는 Albergue de Peregrino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라는 간판이 제일 반갑다.
그리고 이때쯤 되면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무척 그리워진다.

체크인하면 무거운 배낭을 풀고 샤워하고 그 다음엔 동네의 카페를 찾아
한잔의 생맥주를 즐기며 그 날의 피로를 푼다. 그리곤 잠시 여행메모를 하거나
내일의 일정에 대해 담소를 나누다가 포도주의 나라에서 나온 와인을 한잔
곁들여 저녁을 먹고 침대로 가면 저절로 쿨쿨~

피곤해서인지 평균 저녁 8시를 넘겨서 자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바를 찾아가며 골목에서 동원이 한장~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웃는건지 우는건지 영~~^^



밤이 되면 매우 쌀쌀하다.
숙소의 페치카에서 불을 쬐는 동원.


이날 저녁.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자리에 누웠는데 칠레에서 온 친구가 하모니카를 들고
오더니 자장가로 한곡조를 뽑아 주겠다며 불기 시작하는데..
푸른 도나우강인가..그 솜씨가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하모니카 연주자 Tommy Reily
뺨치게 잘하여 정말 놀랐다. 얼마나 연습하면 저 정도로 불 수 있을까..
나도 하모니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ㅋㅋ 



다음날, 우리는 다시 길을 출발..
오늘은 21km 정도인가..Estella라는 마을까지 가는게 목표이다.



저 앞에 사진을 찍히고 있는 아가씨는 지금 1년째 해외 배낭여행을 하고 있다.
까미노를 걷고나면 다시 이집트로 들어가 2달 정도 있을 예정이란다. 
우리랑은 론체스발레스에서 친하게 되어 길을 같이가고 있다.

(계속..)


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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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맹구처럼 2011.09.24 1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젠가 가고싶은 산티아고 순례길.. 날짜순으로 조금씩 잘보고 있습니다..
    사진도 너무 잘 찍으셨어요..
    독서.. 여행..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삶의 동반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