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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이야기

법정스님 책 영구절판을 앞두고..

by 소박한 독서가 2010. 10. 19.

얼마 전 돌아가신 법정스님의 유언에 따라 그 분이 쓰신 책들의 영구절판 시점이 이제 두 달 남짓 남았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어떤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법정스님의 책을 더 이상 구경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가 지난 봄에 5개 출판사 대표들과 함께 맺은 협약에 의하면, 이미 지난 8월 1일 이후부터 모든 출판사들은 법정스님의 책을 새롭게 주문받거나 출고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이미 사실상의 절판이 시작된 셈이다.
따라서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독자들은 출판사들끼리 합의한 5만권 범위 내에서 연말까지만 구입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재고분이 다 떨어지면 절판은 그만큼 더 빨리 앞당겨질 수도 있다.

불교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독야청청 살아가는 구도자로서의 모습이 좋아 그 분의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그 분의 책을 더 이상 못보게 된다니 욕심같아선 그 분의 책들을 다 사놓고 두고두고 읽고 싶지만 이는 책 욕심일 뿐이고...언젠가 읽을 책 6권만 취사선택하여 책장 한 켠에 이미 고이 모셔 놓았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몇 개 생긴다.


법정스님 책 열풍이 다시 시작될 것인가

봄에 독자들이 스님의 책들을 사기 위하여 보여 주었던 열정을 돌아볼 때 연말의 시한이 다가 올수록 다시 뜨거운 분위기가 재현될 소지가 크다.

하지만 출판사 대표들끼리 모여 합의하에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만들어질 추가 분량은 종당 5만권 씩이다.
추가 5만 권씩에 대한 판매를 4월부터 시작했으니 그동안 얼마나 팔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소유> 한 권이 100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낙찰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던 당시의 과도한 열풍으로 봤을 때 이미 상당 부분 팔려 나갔을 것으로 짐작되고 남은 분량 또한 얼마 되지는 않을 것 같다.

5만권이면 아마 살 사람은 다 구입할 수 있는 충분한 분량이 될 수도 있으니 이제 더 이상의 열풍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책을 안읽던 사람도 무슨 책이 절판된다고 뉴스에까지 오르내리면 저 책을 사야 하나 고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한 차례의 열풍은 더 남았다고 감히 예측해 본다.


향후 중고 서적의 가치는?

앞으로 영구히 책방에서 구경하지 못할 책의 희소적 미래가치로 예측컨데 당분간은 시간이 갈수록 스님의 중고 책값은 오히려 올라 가리라 생각한다.

어느 날 소리 소문도 없이 조용하게 절판되어 사라져 가는 책들은 많다.
하지만 해마다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차지하는 책이 저자의 유언에 의해 강제절판되는 경우는 출판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기에 앞으로 5년, 10년 뒤의 중고책의 가치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어찌보면 스님의 본연의 뜻과는 다르게 유언으로 인하여 책의 가치가 더 올라갔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상승된 가치는 법정스님을 아는 잠재 독자들이 살아 있는 한, 당분간은 내려오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법정스님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용에서 종교냄새가 나지 않고 단지 소박하게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어하며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한 구도자의 모습과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돈에 찌들려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다른 인생도 있다고 몸으로 보여주는 한 법력높은 도인의 가르침같이, 항상 자신과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볼 화두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바쁘게 인생을 살아가는 가운데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은 그리 많지가 않다.
 
나의 예측이 맞을지 틀릴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만...그런 것들을 떠나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마음에 드는 스님의 책들을 한 두권 정도는 미리 준비해 놓으시는게 어떨지.






다음의 대문에 실렸네요. 좋은 글을 많이 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는 블로거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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