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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이야기

건강한 독서를 위하여

by 소박한 독서가 2010. 10. 24.
가을이다.
해마다 이 때가 되면 여기저기서 온갖 맛집과 책읽기에 대한 글들이 풍성하게 넘쳐난다.
오늘은 정신건강의 관점에서 올바른 책읽기의 방법을 한번 생각해 보자.

책도 각자의 취향이 있다. 하지만 편식은 안된다


느낌상 그런지는 몰라도 해마다 가을이 되면 먹을 것과 읽을 것들이 넘쳐나는 것 같다.

실제로 책방의 신간도 가을이 되면 더 많이 진열되어 있는 것 같고, 속이 포동포동한 게니,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 온다는 전어니, 떡 축제니 여기저기 온통 먹을 것, 읽을 것 투성이다.

욕심같아선 다 접해보고 싶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적, 경제적으로 그럴 여유가 못되니 그 중에서 먹고싶은 것, 읽고싶은 것을 취사선택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골라 먹고, 무엇을 읽을 것인가?
하나는 정신을 위해, 또 다른 하나는 육체의 건강을 위한 중요한 숙제며 화두라고 생각하지만 각자의 취향은 극명하게 나뉜다.
분식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일식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인문고전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문학에만 몰두하는 사람도 있고, 몇몇 마음에 드는 작가만 골라 마치 그 작가가 아니면 길이 아니라는 듯이 집중공략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랄 수가 없다.
건강을 위하여 먹기 싫어도 먹어야 되는 음식이 있는 것 처럼, 균형있는 정신과 사고의 발달을 위해 책 또한 읽기 싫은 분야라 하더라도 골고루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당연하지만 사물을 대하는 태도와 사고의 수준에서 보다 풍요로운 자유를 위해서다.

배나온 사람이 하루종일 배에 힘을 주고 다닌다고 그 사람이 배나온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듯이, 좋아하는 장르의 책만 읽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불균형 비만증을 남에게 들키게 된다.
자기가 더 아는 주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남을 얕잡아 보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대를 시기하고 깎아내리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인격과도 관련이 되어 있는 문제다.


균형있는 감각을 위하여 남들의 독서 소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간혹 자신의 리뷰의 질을 은연중 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직접적으로 그런 표현은 쓰지 않지만 읽다보면 은연중 남의 것을 깎아 내리거나 자신의 지식에 맹신을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소위 지식과시형인데 어느 특정 주제를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일종의 치기어린 짓이다.
그리고 이런 글에 붙이는 독자들의 댓글이 자기와 뜻이 맞지 않으면 공감하거나 타협하려 하기보다는 은연중 상대를 가르치려고 한다.

내용의 질을 떠나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쓴 웃음이 지어지는 이유다.

 

내가 좋아하는 인문고전 독서법의 권위자인
이지성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한다는 것"
또한 논어 독서법을 인용하며 이런 비슷한 말도 했다.
"가장 훌륭한 독서법은 사람을 사랑하는 독서법이다"라고...

독서에 정답이란 없다.
오로지 노력하여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고 할 뿐이다.

그리고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독서에는 숨은 고수가 많다.
나의 글 또한 그러한 숨은 고수들의 글에 비하면 20점짜리 글 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기에 항상 나의 리뷰를 모자라며 부끄러운 글이라고 자평하고, 고개 팍 수그리며 비록 못쓰는 글이지만 항상 정성들여 포스팅한다고 내가 강조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음식도 골고루 먹어야 육체가 건강해 지듯이 편중된 지식의 축적을 자랑하기 보다는 한층 더 넓고 깊은 지혜를 가지기 위하여 남의 관점에도 눈을 크게 뜨도록 노력하자.

나만의 편협한 지식은 써먹을 곳이 한정되어 있지만 남의 사소한 의견에도 귀를 기울임으로써 가랑비에 옷젖듯이 조금씩 쌓여 가는 지혜의 두께는 인생사 전체에 써먹을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지혜를 얻으려 노력하다 보면 나보다 못한 남을 아껴주고 배려하는 마음도 같이 성장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악서를 잘못 섭취하면 치명적인 병에 걸린다

해로운 음식과 악서만큼 사람의 육체와 정신에 치명적인 병을 주는 것은 없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으면 나이들어 병에 걸린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이는 독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말이다.

이전의 어느 포스팅에서 썼던 말이지만 어느 유명한 연쇄살인범을 체포하고 난 후,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그는 이런말을 했다고 한다.
"xxx책을 보고 살인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고 많은 좋은 책들을 놔두고 하필이면 그런 책을 읽었을까...?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음식만큼은 다 좋은 것을 먹을려고 한다.
책을 고를 때도 내가 먹을 음식을 고를 때의 정성으로 골라야 할 것이다.
 

내가 읽거나 배운 것이 옳다고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과시하면 안된다

이런 사람은 그 많은 지식을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헛먹은 사람이다.
절대미각을 가진 사람은 희귀하다.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지식 또한 희귀한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읽는 백 가지의 방법이 있듯이, 거기서는 백 가지의 얻을 것도 있다.

독서에는 왕도가 없는 법이다.
서재에서 커피잔을 기울여 가며 느긋하게 책을 읽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손님들 주문 사이사이에 펼쳐드는 소설책 한 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독서를 통하여 내가 무엇을 배우고 얻었느냐는 것이다.

무슨 책을 어떻게 읽었건 간에, 책을 많이 읽었다고 혹은 그 책에서 배운 것들을 자랑하거나 과시하는 사람은 헛독서를 한 사람이다.
그 사람은 책읽는 시간을 투자하여 조금의 지식이나 감동을 얻었을 뿐, 정작 중요한 인생의 이치와 자신을 낮추는 겸손미에 대해서는 배운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저 유명한 갈릴레이의 에피소드를 꺼내지 않더라도 오늘은 진리같이 보이는 지식이 내일이 되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나의 철학, 나의 생각, 나의 지식이 옳다고 주장하거나 남의 의견을 깎아 내리는 사람은 그 머리속에 든 것이 아무리 많다 한 들, 정작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겸손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독서를 했다고 할 수가 없다.

독서에서 우리는 지식이 아닌 지혜와 인생을 배워야 한다.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라는 속담은 우리에게 단순히 겸손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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