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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운동

까미노 데 산티아고-1

by 소박한 독서가 2010. 3. 24.

2009년 4월 21일.

'산티아고 가는 길'로 알려진 총 800km에 달하는 스페인의 카미노길 종주를 위해 한국을 출발했다.

약 11시간 동안의 비행후  파리에 저녁무렵에 도착, 다시 기차와 침대열차로 갈아타고 다음날 새벽까지 달린 후, 또 버스로 두시간 정도 달려  비로소 스페인 국경에 인접한 생장피디포트에 도착했다. 이 마을이 까미노 순례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다.

 

 전형적인 프랑스의 시골마을을 기대했건만 french way로 알려진, 프랑스에서부터 시작하는 까미노 순례를 떠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그런지 마을은 제법 번화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출발증명을 겸한 여권을 발급해 주는 사무실이 문을 열지 않아 시간도 때울 겸 마을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전형적인 프랑스의 시골마을이지만 국경 부근이라 그런지 마을 외곽에는 아직도 두꺼운 성벽이랑 대포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어 인상적이었다.

 
순례자 여권을 발급받는 곳이다.

이 여권은 당일의 여정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면 여관주인들이 매일매일의 확인도장을 찍어주는데 (여권이 없으면 여행자들만 받아 들이는 지정숙소에 묵을 수 조차 없다) 여정을 다 마친 후 목적지인 산티아고에 입성하면 이 도장들에 근거하여 완주증명서를 발급해 주기 때문에 완주증명서를 발급받기 원하는 여행객들은 출발전에 이곳에서 반드시 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름, 성별, 국적, 출발지, 예정체류일정등을 간단한 설문양식에 적어내면 오른쪽에 앉아있는 노인분들이 여권을 발급해 준다.


참고로 이곳 사무실에 붙어있는 2008년의 통계를 보니 한국이 랭킹1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즉, 작년에 이곳에서 출발한 한국사람들의 숫자가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았다는 이야기다. 궁금해서 일본을 찾아봤는데 한참 뒤인 20위권밖에 있었다. 

사무실 뒤벽에 붙어있는 지도에는 우리가 앞으로 완주해야 할 길이 두 장의 스페인 지도에 나타나 있었다. 스페인 대륙을 가로질러 거의 서쪽해안 끝까지 파란색으로 연결된 선이 그것이다.    

남한의 수 십배나 되는 거대한 땅을 가로질러 저기까지 내가 과연 갈 수 있을까..중도에 근육이 끊어졌니, 물집이 생겼느니, 관절이 아프니 하면서 중도에 포기하거나 버스를 타고 점프를 하는 사람들이 평균 80%라는데 나는 과연 완주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저 지도를 보는 순간 저절로 든다.

 

마음을 비우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뜻있는 여행을 해보고자 찾아온 길.

걷다가 힘들면 중지하면 되고 또 걸을만 하면 끝까지 걸으면 되고..자신에게 어떠한 부담도 주지 않고 순리대로 컨디션따라 유유히 마음 편하게 가리라 생각하며 사무실을 나선다.


댓글2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06.18 22:13

    여행의 동기같은게 있을줄 알았는데...
    그냥 순례자의 길따라 걷기 여행을 하신건가요?
    며칠정도 걸려서, 혼자?
    궁금한게 갑자기 많아지네요...ㅎ
    답글

    • 여행의 동기는 위에 적어 놓았는데요..ㅎㅎ
      일정은 총 42일 걸렸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하루에 20km 내외만 걸어서요~ 머나먼 뒤까지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