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 읽었다.
마지막 후반부에서는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저자인 오비디우스가 자기를 귀양보낸 황제를 의식하고 너무나 귀여운(?) 아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아첨인지는 말 안해도 짐작 하시겠지만,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계보에 신들의 족보를 갖다 붙인 것이다.^^

2권은 1권보다도 더욱 재미있고 방대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 <트로이>에서 브래드 피트와 올랜도 블룸이 열연한 아킬레우스와 파레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오빠를 사랑하는 비블뤼스의 이야기와 처녀가 청년으로 바뀐 이피스 이야기도 감동스럽다.

아내를 구하기 위하여 지옥까지 직접 찾아간 유명한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뒤케 이야기는 오르페우스가 아내를 구하여 지옥문을 빠져 나오는 도중 뒤를 돌아다 보는 바람에 아내가 다시 저승땅으로 끌려가는 장면까지가 대부분 알고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모르는 분들이 많다.
오르페우스의 최후와 그 부부의 뒷 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은가?


삼나무의 전설과 새벽이슬이 내리는 이유, 히야신스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고, 원숭이와 딱따구리, 해오라기의 전설, 딸이 아버지를 사랑한 나머지 어둠속에서 딴 여인으로 속여 몰래 정을 통하여 낳은 미소년의 대명사인 아도니스 이야기는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아네모네에 얽힌 전설은 슬프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대한 이야기는 자기 마음을 숨길 줄 모르는 경박하고 가벼운 입을 가진 사람에게 주는 교훈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트로이 전쟁에 관심있는 분들은 이 책을 놓치지 마시기 바란다.
영화에서는 전쟁 자체로 끝이 나지만 책은 전쟁 후의 뒷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다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유명한 피타고라스의 교훈도 잠깐 소개되며 (변신이야기의 철학적 의미를 높이기 위하여 오비디우스가 의도적으로 삽입했을 것으로 이윤기님은 추측하고 있다) 곧 이어 드디어 이 작품의 집필 목적으로 짐작이 되는 결론이자 본론으로 접어드는데...바로 카이사르및 아우구스투스에 대한 신성이 부여되기 시작한다.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한 카이사르는 베누스(비너스)의 아들이 되어 죽어서도 하늘로 올라가 혜성이 되었다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아우구스투스 황제에 대한 신성권을 부여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 보시길 바란다.

한 마디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다.

이윤기님은 해설에서 말하길, 오비디우스가 황제에 대한 신성권을 부여할 목적으로 그리스 신화를 허접한 로마신화에다 아전인수식으로 막 갖다 붙인 관계로 작품을 자세히 읽어보면 군데군데 아귀가 맞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했다.

독서가의 입장에서야 당연히 그 부분이 어딘지 찾아보고 싶은 호재이고..ㅋㅋ
두 눈 반짝뜨고 주의하며 읽었지만 결국 못 찾았다.

하긴 신화라는 것이 등장인물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한 두번 읽어서는 어디가 잘못되고 어디가 허술한 부분인지 찾아내기가 그리 쉽지 않을 뿐더러,
신화이야기 자체가 신의 영역인 고로 한 번 읽고는 도저히 그 깊은 뜻을 알 수 없는 심오한 분야인데 어찌 일개 아마추어 독서가가 한 번 보고 그 잘잘못을 집어낼 수 있으랴. 하하

언젠가 꼭 한 번은 다시 읽어야 하리라 결심하게 만든 동기가 되기도 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이런 책을 번역하신 이윤기님이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금치 못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다 읽었다.
독후소감은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왜 그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지 고개를 끄덕거리지 않을 수 없을만큼 그 계보가 방대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소설을 쓰는 작가에게 아라비안 나이트와 그리스 로마신화는 필독서로 꼽힐 만큼 풍부한 소재거리를 제공해 준다.
물론 그 이야기의 방대함과 깊이에서 아라비안 나이트에 뒤지지 않을 변신이야기 또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신화에 관심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글쓰기의 소재에 목말라 하시는 작가지망생들은 독서 필수코스로 잡아야 할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독후감을 마치기 전에 퀴즈를 하나 내 보자.
여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과 결혼한 여신이 있다.
그 여신의 이름은?


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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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문당 2010.12.06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얼른 읽고 싶어지게 만듭니다.
    아직 거기까지는 갈길이 멀지만.. 화이팅 해야겠네요.
    사놓은 좋은 책들은 내년에는 다 읽어보려고 하거든요.
    한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

  3. 2010.12.06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초짜의배낭여행 2010.12.06 1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오디세우스 이야기는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등장인물 너무 많아서... 저는 이거 이해 못할듯 ㅋㅋㅋ 좋은 하루되세요^^

  5. 컴투스 2010.12.06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엇!!! 그렇게 질문을 하신다면 전 다음분께 양보를........;;;;
    난 너무 무식한가봐ㅠㅠ

  6. 비단풀 2010.12.06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님의 책을 몇권 읽었는데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이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군요.

  7. 율무 2010.12.06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로마신화에 이런 것도 있었군요! 그리고보니 오르페우스의 하프는 별이되었다고만 들었는데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오늘도 좋은 책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8. 이야기캐는광부 2010.12.06 1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외우려고 했었는데 포기했던 기억이 납니다.ㅋ ㅋ
    정말 이름들이 헷갈립니다.ㅎㅎ

  9. EUN^^B 2010.12.06 1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신화에 넘 무지함을 느낍니다 ㅜㅜ
    인간과 결혼한 여신이 근데 있었나요?
    넘 궁금합니다 ㅎ

  10. 아빠소 2010.12.06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로마신화가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가 궁금합니다...정작 우리나라 신화이야기는 그리 알려진게 없는데 말이죠...역시나 세계사가 서양사 위주로 정립되서 그런거겠죠? 교훈도있고 지식도 있겠지만 어쩐지 그리스로마신화만
    인정받고 교육되어지는것 같다는 질투심(?) 같은게 이네요 ㅡㅡ; 글을 너무 잘쓰셔서 재미가 느껴집니다~

  11. 티모티엘 2010.12.06 1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로마신화는 언제읽어봐도 재밌고 흥미로운듯합니다~ 이번주엔 다시한번 찾아서 읽어봐야겟네요^^

  12. 어설픈여우 2010.12.06 14: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고 귀여운 으로 읽었어요~
    달빛님, 독후감 보니까 읽는 재미가 쏠쏠 하겠어요~
    마지막 퀴즈는 딸 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전화를 안봗네요...ㅡ,ㅡ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달빛님..^^

  13. ㅇiㅇrrㄱi 2010.12.06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인간 여성을 범한 남신들은 참 많은 것 같은데, 인간 남자와 결혼까지 골인한 여신이라... 궁금하네요. 아킬레우스의 엄마? ^^

  14. 하결사랑 2010.12.06 1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알고있었는데 그 퀴즈의 답이 정말 안떠올르네요.
    막 애태우고 있는데 댓글들을 보니 답이 있네요...
    살짝 컨닝한 바에 의하면 테티스?????? ㅋㅋㅋㅋ

  15. Yujin 2010.12.06 1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신화읽을때...하도 많은 신들이 나와...외우느라 죽을뻔..
    중학교때 선수로 독서경시대회나갔거든요...ㅋㅋ

  16. 화사함 2010.12.06 16: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이리 방대한 신화를 만든건지 그리스 로마신화를 접할 때마다 신비 로워요.

  17. HS다비드 2010.12.06 1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그리스 신화는 어렵지만 재미있는 걸까요^^ 저도 이제 슬슬 시간이 생기니까 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좀 읽어볼까 합니다^^

  18. 뜨인돌 2010.12.06 2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답정답!!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 아닌가요??ㅎ
    아니면 어쩔 수 없고요...ㅠ

  19. Shain 2010.12.06 2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에 작고하신 이윤기 선생님 책인가요 ^^
    안 그래도 접해보고 싶었는데 여전히 기회가 안됐습니다..
    재미있을 거라 생각해요

  20. 쿤다다다 2010.12.06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신화가 너무 어려워요. 저하고는 잘 안 맞는듯(핑계..ㅋㅋ)

  21. 일곱가지 이론 2010.12.07 0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 겨울 이책만큼은 꼭 읽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