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발명한 것 중에서 가장 가치있는 것이 무엇일까?

컴퓨터니 자동차니 비행기니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종이, 나아가서 종이를 묶어 책으로 만든 발상이 아닐까 한다.

 

종이에 글을 쓰고 그 글이 적힌 종이들을 묶어 정보를 보관해 오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컴퓨터도 비행기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류의 보물인 책은 오늘날 우리들 사람들에게 측량할 수 없는 가치와 소중한 간접 경험과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오늘은 독서의 혜택 중에서 감성적인 부분을 이야기해 보자.

 

양서를 읽고 느끼는 감동의 시간은 사람의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그 감동의 순간을 느끼는 때는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 왜 그럴까?

 

말할 필요도 없이 아이들로 하여금 양서에 취미를 붙여주기 때문이다.

언젠가 글에서도 썼지만 어릴 때 양서에서 감동의 순간을 한 번 맛본 아이들은 커서도 절대로 그 감동의 순간을 포기하지 않는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독서를 유도하는 부모의 노력은 아이가 책에서 감동을 받는 바로 그 순간까지만 기울이면 된다. 양서를 읽는 즐거움을 한번 맛본 아이들은 그 다음부터는 부모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양서를 찾아서 읽게 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는 행위는 굉장히 중요하다. 자신의 인생에 두고두고 거름이 될 양분을 스스로 조달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첫걸음을 뗄 때는 독서에서 얻는 말초적인 즐거움을 먼저 추구하면 안된다.

즐거움과 감동은 다르다. 자칫 악서를 좋아하는, 안들이느니만 못한 나쁜 독서습관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동을 먼저 받고 즐거움은 나중에 추구하면 된다. 자칫 말초적인 즐거움만 추구하는 독서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마음이 그릇된 방향으로 성장하게 된다.

어릴수록 양서를 읽히는 부모의 행동은 그래서 다른 어떤 가르침보다도 더욱 중요하다!

 

 

말을 바꿔, 어릴 때 그러한 감동의 순간을 맛보지 못하여 어른이 되어서도 말초적인 책만 찾는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똑같다.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책에서 처음 감동을 받는 순간까지만 노력하면 된다.

그럴려면? 반드시 양서를 골라 읽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딱딱한 수준높은 책을 읽으라는 말이 아니다.

 

세계문학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세계문학하면 "아 머리아파, 지겨워, 고리타분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한 번도 세계문학을 제대로 지 않은 사람들이다. 세계문학에서 감동을 맛본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 다니며 세계문학을 읽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중요하다!

 

그게 왜 중요하냐고?

 

눈치 챘겠지만 양서에서 감동을 맛 본 사람들은 계속 양서를 찾게 되고, 결과적으로 악서를 접하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썩은 물을 주고도 잘 자라는 나무는 없다.

우리의 인생의 깊이가 달라지고 인생을 보는 눈이 깊어지는 방법에는 좋은 책을 읽는 것과 여행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는 것, 더 이상의 좋은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짧지만 중요한 것은 다 이야기 했다.

이제는 방향을 조금 돌려서 그러면 어떻게 하면 독서에서 얻는 감동이나 즐거움을 오래 가져갈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독서에서 감동이나 즐거움을 받더라도 그 시간은 순간적이다. 기껏해야 하루 이틀이며 일상에서 또 다른 문물을 접하며 바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느낌마저 희미해져 버린다. 독자들이 그 느낌을 오래 가져가기 위하여 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독서수첩을 관리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감동이나 즐거움을 오래 가져 가는데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독서를 하며 받는 감동이나 즐거움을 오래오래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류 독서가인 내가 하는 방법은 책을 덮는 것이다. 그냥 덮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장 감동을 느낀 부분에서 미련없이 책을 딱 덮는다.

 

그리고 그 감동의 순간을 커피 한 잔과 함께 느긋하게 음미한다. 시간이 지나 그 느낌이 옅어지기 시작하면 다시 책장을 열어 진도를 나간다. 아, 내가 감동을 받은 부분에는 반드시 여백에 메모를 해 놨다가 (그 순간의 나의 느낌까지도 세세히 적는다) 나중에 수첩에 전부 옮겨 적는다.

 

당연히 독서의 진도는 느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독서 방법은 많은 책을 읽게 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책에서 받아 들여 소화시키는 능력은 말할 수 없이 크게 키워준다. 일단 감성의 즐거움을 위한 독서를 시작했다면 무엇보다도 독서에서 받는 감동을 키우고 늘려야 한다.

 

"하루만에 책 다 읽었어요." "책읽느라 꼬박 밤샜어요."

이런 경험은 누구나 다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재미있는 책일수록 한 글자 한 글자를 철저히 음미하며 읽는다. 그리고 궁금증이 극에 달할 때 책을 덮고 커피 한잔과 함께 다음의 독서시간을 기다리는 즐거움을 누린다. 그리고 그 순간의 마음의 즐거움은 다른 어떤 수단에서 얻는 것 보다도 크다.

 

커피숖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즐거움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과 똑 같다. 대상이 사람에서 책속의 이야기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럴듯 하지 않은가?

 

 

 

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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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빈배 2012.09.04 0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침 독서가님의 생각과 비슷한 글을 써 놓은 것이 있네요.
    트렉백 걸어둡니다^^

  2. 朱雀 2012.09.04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우연히 빠져든 독서가 여태까지 이어지고 있거든요.
    책을 읽다가 두근거려서 밤새 읽은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네요. ^^

  3. 여강여호 2012.09.04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복귀하신 건가요?....
    반갑습니다. 너무 오랫만이라 딱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ㅎㅎ..
    어쨌든 독서가님의 좋은 글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봤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참...건강은 어떠신지요...환절기라 더더욱 건강에 유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 보내시고요....

  4. 우리마을한의사 2012.09.04 1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럈을때 양서에서 느겼던 감동을 커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말씀 정말 좋습니다. 좋은말 감사합니다!

  5. 온누리49 2012.09.04 10: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서가님 정말 오랫만입니다^^
    이제 완전복귀신가요?
    기대하겠습니다...ㅎ

  6. 사랑극장 2012.09.04 15: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어느새 가을이네요. 행복한 가을, 행복한 하루였으면 합니다.

  7. 펨께 2012.09.04 1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요즘 "책" 카테고리에 잘 안들어오는지라
    소박한 독서가님의 글이 있는줄도 몰랐군요.
    참 반갑습니다.
    가끔 옛 블로거들이 그립던데 정말 반가워요.
    전 독서의 감동을 놓치지 않으려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요.
    커피는 당연이 있어야겠지요.ㅎㅎㅎ

  8. regollas 2012.09.22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랫만에 포스팅 하셨군요~~
    책, 음악, 영화, 모두..인생을 풍요럽게 ..살맛나게 해줍니다
    새책을 보는 즐거움.. 설레임.. 어디에 비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