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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이야기

출판사별 세계문학전집에 대한 간단 소감

by 소박한 독서가 2020. 7. 21.

* 그동안의 독서 경험을 반영하여 본문 수정 및 보완 후, 재발행 합니다 (2020.07.21.)

 

먼저 아래 글들은 아주 오래전에 썼던 글들이다. 오늘의 나의 시각과는 다른 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니 감안하고 가볍게 읽어 보시기 바란다.

추가) 2022년 5월에 쓴 실제 소감 업뎃. 밑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여러 세계문학전집을 읽은 후 실제 소감비교 (2022) <-- 참고

세계문학전집 어느 것을 고를까  <-- 참고

다양한 세계문학전집을 읽어보고 <-- 참고 

  

 

민음사 :

시장 점유율 국내 1위의 독보적인 존재. 목록이 방대하고 무난한 번역에 외출시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만큼 휴대성이 좋아 개인적으로도 자주 애용하는 시리즈다. 

 

단점은 번역의 질에서 작품들의 편차가 비교적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작품들을 읽어본 느낌?

 

민음사의 전집에는 작품에 따라 수준 차이가 분명히 있다.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보면 번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작품들이 꽤 된다. 심지어 출판사가 '도서관 비치용 번역 공장'이란 불명예스러운 말까지 듣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출판사들이 세계문학전집을 간행하고 있지만 가장 방대한 목록을 가진 민음사에만 이러한 번역상의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밑의 댓글에도 민음사의 번역은 독서의 흐름이 끊길 정도로 뭔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지적하신 분이 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목록이 방대한 만큼 정성들인 뛰어난 번역이라는 명성을 얻은 작품도 분명히 있고, 일부 번역에 문제있는 책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작품들도 호의적 내지는 비교적 무난한 번역이라는 평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번역본에 대한 세간의 평판이 어떠한 지 먼저 알아본 후 책을 고른다면 좋은 책을 놓치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추천대상 : 비교적 무난한 번역으로 방대한 목록의 독서를 원하는 사람, 모든 계층의 문학 애호가.

 

 

펭귄클래식 :

서문과 인문서적 포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변색되는 질나쁜 종이의 사용은 옥의 티다.

어쨌거나, 세계적으로 이미 정평이 난 레파토리 구성이라 좋게 말하면 주옥같은 고전 작품들이 많고, 나쁘게 말하면 구닥다리 작품들이 많다!

 

한국 웅진클래식에서 목록의 다양함을 추구하기 위하여 한국 작품도 넣고 영국 본사와는 달리 한국만의 레파토리를 첨가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풍부한 서문으로 논술이 필요한 학생이나 청소년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세계 문학을 널리 보급하고자 하는 출판사 측의 정책으로 일부 온라인 서점에서 이북 전집에 한하여 권당 1,000원 미만의 저렴한 수준에 팔고 있으니 굳이 종이책이 필요없는 분들은 이북으로 전집을 장만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낱권은 해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

 

개인적으로는 다른 곳에서 만나기 힘든 인문 교양서적을 (풍부하다고 소문난 서문과 주해 탓에) 선별하여 사고싶은 전집이다.

 

추천대상 : 작품에 대한 풍부한 해설을 좋아하는 사람, 입시를 앞둔 학생, 선택에 고민을 하지 않고 문학과 함께 인문학과 철학을 자연스레 읽기를 원하는 사람, 고전문학을 좋아하는 사람, 원서와 비교해 가며 읽기를 원하는 사람.

 

 

 

열린책들 :

전설이 되어버린 고 이윤기씨의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등을 보유하고 있는 전집으로 이전 Mr.Know 시리즈를 전부 계승하고 이전의 다른 열린책 목록들까지 전집에 편입시켰다. 

 

러시아 문학 전문 출판사답게 러시아 문학의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번역 또한 훌륭하다는 평이며, 특히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무조건 열린책들의 번역으로 읽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러시아 문학을 깊이 알고 싶은 독자들에겐 최고의 선택이 되리라 생각한다.

 

펭귄클래식과 마찬가지로 일부 온라인 서점에서 전집에 한하여 이북을 권당 700원 정도의 초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니 굳이 종이책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람. 

 

추천대상 : SF등도 섞여 있어서 다양한 작품세계를 맛보고 싶은 사람. 특히 다양한 러시아 문학 포함도 장점. 

 

 

 

문학동네:

20세기 작품들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최고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번역이나 디자인등은 모자람이 없으나 아무래도 최근작 위주로 발간을 하는지라 다양한 세대에 걸쳐 고전과 비고전을 아우르는 레퍼토리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은 살짝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출판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전집답게 전세계 곳곳에 숨어있던 뛰어난 근, 현대작품들을 한글로 읽는 즐거움은 만족도가 아주 훌륭하다. 내가 느끼는 한, 번역의 수준도 불만이 없다. 아무튼 근,현대소설을 다룬 세계문학전집중에서는 최고의 전집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읽어본 대략적인 소감?

 

번역은 일관성있게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매우 만족스러웠다. 원작의 수준은 모르겠지만 독서후 내가 느낀 감동 또한 분명히 원작을 읽고 감동을 받았던 사람들 못지 않았으리라 확신할 만큼 번역이 자연스러웠다는 뜻이다. 

 

 

추천대상 : 근,현대적인 문학작품을 좋아하는 사람.

 

 

 

을유문화사 :

출판사가 주장하는 깊이있는 번역과 을유 특유의 약간은 옛스럽고 진지한(?) 분위기의 문체가 마음에 드는 전집이다. 또한, 고풍스런 하드 커버에 적당한 크기도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 큰 무리가 없다.

 

몇 권을 읽어 봤지만 최고의 번역을 지향한다는 출판사의 약속대로 번역에 관한 한, 개인적으로 최고로 생각하는 전집이다. 100년은 너끈하게 버틸 것 같은 튼튼한 양장 제본 또한 강력한 장점이다. 

 

특기할 사항은 작품 목록에 국내 최초, 초역이 비교적 많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숨어있던 보석같은 작품들을 한국어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문학 애호가들에겐 굉장한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아쉬운 점은 그동안의 판매 부진 탓인지 당초의 300권 출간 계획을 수정하여 100권으로 축소 발간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행히 2020.05 현재 103권까지 출간되어 있다. 시와 희곡 등을 포함한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전집인 만큼 부디 초심을 유지하여 끝까지 300권+α의 목록을 채워 주시길 바란다. 

 

신뢰가는 번역에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초역 작품들이 다수 포함된 만큼 출판사가 초심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언젠가는 넘사벽의 최고의 전집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읽어본 소감?

문학동네와 마찬가지로 어떤 책을 읽어도 대만족! 을유의 번역도 물론 작품마다 약간씩의 편차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그 편차의 폭이 크지 않다는 느낌이고, 개인적으로도 독서의 흐름이 끊길 정도로 어색한 문장을 만난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작품들 위주로 소장하고 싶은 전집이다. 

 

추천대상 : 고,대학생 이상 일반인

 

 

 

대산세계문학총서:

 

초역의 비율이 90% 정도로 국내 처음으로 소개하는 작품들이 많다. 번역의 질도 공모를 거치다 보니 일정 수준이상이고 특이하게도 詩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많은 매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가격은 시중의 세계문학전집중 가장 비싼 편에 들어 간다. 또한 전집임에도 불구하고 절판이나 품절품이 제법 많이 섞여 있는 것도 옥의 티다.

 

접하기 힘든 희귀한 작품들을 많이 읽는다는 장점은 있으나 제대로 다 갖추고 읽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지 않았나 생각이 들 만큼 책 구하기가 어렵다.

 

참, 밖에 나가서 책을 읽는 기회가 많은 분이라면 이 시리즈는 절대 비추다. 왜 그런지는 책방에서 두툼한 책 한 권 집어 들어보면 안다. 

 

추천대상 : 詩를 좋아하는 사람, 희귀한 초역작품들을 읽기를 원하는 매니아, 제3세계의 작품들을 원하는 사람, 팔 힘이 좋은 독서가.

 

 

이상, 내가 읽어본 것들 중에서 주관적인 느낌을 적어 봤다.

 

<장점>

민음사 : 방대한 목록

문학동네 : 최고의 (근)현대 목록, 유려한 번역

펭귄클래식 : 깊이있는 서문과 고전 위주의 목록, 인문 서적 포함.

을유세계문학 : 유려한 번역, 튼튼한 제본, 다수의 초역 작품들.

열린책들 : SF를 포함한 장르의 다양함, 다양한 러시아 문학

대산 : 숨은 실력가들에 의한 넘사벽의 풍부한 초역 작품들 번역. 특히 시 작품이 풍부.

 

<단점>

민음사 : 가끔씩 만나게 되는 짜증 유발형의 번역.

문학동네 : 없음.

펭귄클래식 : 변색되기 쉬운 용지.

을유세계문학 : 없음.

열린책들 : 없음.

대산 : 비싼 가격, 잦은 품절

 

그 중에서 무엇을 읽을 것인지는 각자가 판단하시면 되겠다. 

 

각각의 전집을 사람으로 비교한 나의 느낌은 ?

                 
  민음사 인기많은 작가. 하지만 2% 부족한 표현력 소유자.  
  대산 결석이 잦은 문과 대학생. 시와 희귀 문학에 관심이 많음.   
  문학동네 자유로운 여행가. 세계 각국의 근,현대 문학에 정통.  
  을유 정통 귀족. 클래식한 분위기의 품위있는 장서가.  
  펭귄클래식 연륜있는 노학자. 깊이있는 고금의 지혜를 간직.  
                 

굳이 점수까지 매기자면 을유≥문학동네>대산=민음사>펭귄클래식이다. 대산은 품절이 많아서, 민음사는 들쑥날쑥한 번역의 신뢰성 문제로, 펭귄은 레퍼토리와 제본에서 올드한 느낌을 받아 각각 나의 우선순위에서 밀렸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평가이다. 을유와 문학동네는 나의 소장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전집이다.

 

 

여기에서 한마디 토를 달고 마치자.

 

왜 세계문학전집을 읽는가? 단행본으로 나온 책들을 읽으면 되지..라고 말하는 독자들도 계실줄 믿는다. 또한, 서로 다른 세계문학전집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취사선택하여 읽으면 되지 뭐 유별나게 하나를 딱 정해서 그것을 읽을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실속있는 독서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또한, 당연히 다른 단행본으로 출간된 소설과 인문등도 독서 레파토리에서 빠지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하나의 자기 취향에 맞는 전집을 골라 독파를 권하는 이유는 명작이나 고전에 대한 반 강제적인 독서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읽지 않았으면서 읽었다고 착각하는 명작들이 꽤 많다. 어디선가 얼핏 보았는데 몇 가지를 예를 들면 성경, 1984, 동물농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걸리버 여행기 등이 있다.

 

취사선택하여 책을 선정하다 보면 내가 읽지 않았음에도 읽었다고 착각하는 책들은 절대로 읽지 않게 된다. 그리고 생소한 제목의 책이나 詩같은 작품들을 평소 잘 읽지 않는 분이라면 그런 부류의 작품들도 독서대상에서 제외되기 싶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외로 그런 책들이 꽤 많다.

 

그래서 나는 아예 한 군데를 딱 정하여 독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외적으로 다른 전집에서 취사선택하여 독서를 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은 개개인의 호불호와 기호의 문제이니 각자가 알아서 판단하면 좋을 것이다.

 

이상으로 세계문학전집에 대한 그동안의 짤막한 개인적인 소감을 마친다.

관심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다.

  

 

참고) 사진은 구글에서 검색하여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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