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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독후감

<나오미와 가나코> 책과 드라마 감상소감

by 소박한 독서가 2018. 7. 18.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목도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나오미와 남편의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지옥같은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가나코. 대학 동창이자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인 두 여인이 힘을 합쳐 완전범죄의 계획을 세워 가정 폭력을 통쾌하게 응징한다.




<공중 그네>를 쓴 오쿠다 히데오의 이 작품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드라마였다. 일본판 <델마와 루이스>이며 수작이라는 사람들의 평에 혹해서 보기 시작했고, 불운한 결혼생활을 겪고 있는 가나코 역을 맡은 <우치다 유키>의 명연기에 빠져 이틀만에 다 봤던 작품이다.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감상한 드라마의 결말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처음엔 성공한 듯 보이던 두 여인의 범죄는 시간이 흐를수록 헛점이 드러나며 경찰과 탐정의 추적을 받게 되고, 평범한 범죄물로 시작한 이야기는 급기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1급 심리스릴러물로 옮겨 간다.


두 여인의 완전 범죄는 실패했지만 경찰과 탐정의 끈질긴 추적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탈출에 성공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드라마는 손에 땀을 쥐게 했고, 두 여인의 활짝 웃는 엔딩 장면은 묘한 통쾌감마저 선사했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해피 엔딩의 묘한 여운이 남는 결말에 나는 결국 원작 소설까지 손을 댔다. 의외로 원작은 드라마와는 전개가 조금 달랐다. 드라마에는 순박한 중국인 청년 린과 가나코의 애틋한 사랑이 이제 막 시작되는 듯한 여운을 남기지만 원작에는 그러한 로맨스가 전혀 없다. 그냥 두 여인의 범죄와 완벽한 탈출의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는 시각적 공감대와 감성을 유발하는 드라마 쪽이 원작소설보다 마음에 더 와닿는다.


나오미는 왜 친구인 가나코의 불행한 결혼 생활에 필요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그 남편을 죽이기까지 했을까.. 그것은 어릴 때 겪었던 아버지의 폭력에서 기인된 트라우마의 발현이자 가정폭력에 대한 극렬한 증오심의 표현이다.


미나토 카나에가 쓴 <N을 위하여>라는 소설에도 폭력적인 남편과 그런 남편에게 맞는 것을 숙명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아내 그리고 앞뒤 안가리고 그 여인을 구출하려고 시도하는 대학생의 사랑 이야기가 등장한다.


나오미와 그 대학생같은 친구가 현실에서도 과연 존재할까?


옛날 죽인 돼지를 지게에 싣고 친구집을 찾아 다니며 "내가 잘못해서 사람을 죽였으니 좀 숨겨 주시게" 하니까 어제까지만 해도 죽마고우로 행세하던 친구들이 하나같이 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회피하더라는 동화 이야기가 생각나는 작품이다. 귀한 친구는 말 그대로 그만큼 귀하다는 뜻일게다.


이상하게 일본에는 범죄를 미화하거나 그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영화나 드라마, 도서등이 꽤 많다. 자신의 귀책으로 타인이 피해를 입어도 나의 잘못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이유와 시대적 요구, 모럴 당위성에 더 무게를 두어 그런 힘든 과정을 통해 주인공이나 사회가 성숙하게 성장해 간다는 식이다. <나오미와 가나코>가 딱 그렇다.

 

<나오미와 가나코>

우울하지만 애틋하고 스릴넘치며 통쾌하다... 강한 여운이 남는 작품 (드라마 평).

드라마와 느낌은 비슷하나 감성 전달에서 드라마에 10%쯤 뒤지는 원작. (소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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