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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관련 이야기

소설을 더욱 재미있게 읽으려면

by 소박한 독서가 2019. 11. 18.


요즘 e북으로 재미있게 읽고 있는 소설이 있다.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재미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 모 사이트에서 해당 소설에 대한 댓글들을 검색하다가 이런 글들을 발견했다.


"너무 재미있어요. 하루만에 다 읽었어요. 강추!"

"밤 꼬박 세면서 다 읽었어요."

"와! 1박2일만에 12권 다 읽었음. 안 읽은 분들 강추합니다!" 등등.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남의 저작물(댓글도 저작물인지는 모르겠지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원문의 요점만 표현했다는 것을 밝힌다. 아무튼 이 외에도 유사한 댓글들이 제법 많았다. 


의문이 든다.


평균 350페이지 가량 되는 12권의 책을 하루만에 다 읽으려면 얼마나 빨리 읽어야 할까? 이렇게 읽으려면 한 가지 방법 외에는 없다. 내용을 대충 눈으로 훑으며 페이지를 휙휙 넘기는 날림독서! 이런 독서를 하고 나면 이 사람의 머리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설혹 뭔가가 남았다 하더라도 며칠 지나면 다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소설을 읽어야 할까? 


이것만 기억하시길 바란다.


음미와 감정이입을 한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영화는 시각적 효과를 더하여 감정이입과 공감이 쉬운 장점이 있다. 단점은 관객으로 하여금 순간의 느낌을 음미하거나 검토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설은 그 반대이다. 글만 있으니 독자는 머릿속에서 그 세계를 비쥬얼화 시켜야 한다. 또한 형체가 없는 등장인물과의 공감도 어렵다. 대신에 소설은 몰입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페이지를 휙휙 넘겨가며 읽는 행위는 날림 독서일 뿐이지 몰입이 아니다. 몰입하여 읽는다는 것은 책의 내용에 머리와 심장으로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는다는 뜻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소설에서는 인물의 감정에 공감해야 한다.


그렇다면 몰입의 독서, 즉 인물과 공감하며 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


1. 무조건 정독을 하는 버릇을 들이자.

등장인물과 공감을 하기 위해선 뜻을 생각하며 읽는 정독 외엔 방법이 없다. 날림 독서를 하는 사람 중에는 간혹 '속독법을 배워서 빨리 읽어도 내용을 파악하는데 전혀 문제없어요'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속독 기술은 내용을 파악하는 기술이지 이해나 공감까지 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 

우리의 뇌와 가슴은 눈의 속도만큼 빨리 반응해 주지 않는다. 책을 빨리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은 <해리포터>를 하루 만에 다 읽었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음미하는 독서를 했으면 백 번도 더 탄복하고 공감하며 판타지 세계에서 허우적댔을 그 재미있는 소설을 하루 만에 전부 내용을 파악해 버린 어리석음을 탓해야 할 것이다.

시를 속독으로 읽을 수는 없다. 음미와 공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소설 속에도 음미할 만한 가치를 지닌 수많은 향기로운 문장과 시같은 문구들, 음미할 만한 주제와 화두, 감동의 순간들이 있다. 음미와 희노애락의 공감이 필요한 정서적인 부분은 속독이 절대 해결할 수 없다.
 

2.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자.

작가가 창조한 인물들의 감정을 책과 똑같이 느끼도록 노력하며 읽어 보자.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배우와 배경들의 사진을 기억한 후 장면 장면을 영상화 시켜가며 읽어 보자.


3. 복선을 찾자

대부분의 소설에서 작가는 반드시 복선을 남긴다는 것을 명심하자! 페이지를 휙휙 넘기는 독서를 하면 작가가 여기저기 뿌려놓은 복선을 발견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복선이라고 짐작되는 부분을 찾았다면 앞으로의 줄거리 예측도 해 보자. 책을 다 읽고난 후 나와 작가와의 결말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당신이 작가를 보는 눈도 정확해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실례로,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는 한국에서도 대히트를 친 <1Q84>라는 작품에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복선을 남겼지만 결국 뿌려놓은 씨앗들을 주워담을 자신이 없어서 마무리를 포기한 부끄러운 경력을 가지고 다. 내가 '이 작가는 벌려 놓은게 많아서 아마도 수습을 못할 것 같다'라고 독후감에서 우려했던 부분인데 그 우려가 적중했던 것이다. 음미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이런 예측도 할 수 없다.


4. 자주 책을 덮자.

나는 소설을 읽다가 감동적인 장면이나 궁금한 장면에서는 가능하면 책을 덮는다. 당신도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제대로 독서하는 방법>이란 책을 쓴 일본 작가에게 배운 방법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내가 사랑하게 된 방법이다.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면서 내가 페이지를 덮었던 장면에서 받은 감동의 여운을 최대한 음미하는 것이다. 지나온 스토리와 작가가 남겼을 법한 복선도 반추하면서, 내가 작가라면 다음 장면을 어떻게 쓸까라는 상상도 하면서 남은 스토리를 나름대로 짜보기도 한다. 소설의 내용을 깊이 음미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 순간의 즐거움은 비할 데가 없다.

아무튼 그 여운과 즐거움이 어느 정도 가시고 나면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상이다.

네 가지로 분류했지만 한 마디로 요약하면 결국 음미와 감정이입이다. 


이런 식으로 책을 읽고 나면 머리와 심장에는 소설의 정수가 오롯이 남게 되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때 느꼈던 감동과 여운이 절대 잊혀지지 않게 된다. 



p.s.) 사진은 본문의 원활한 이해를 위하여 구글 검색으로 단순 인용하였습니다. 혹시 저작권에 위배된다면 즉시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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