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의 출판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아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한국에는 솔 출판사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동서문화사의 <대망>이란 이름으로 두 질이 나와 있는데, 판권 문제로 두 출판사가 장장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끝장 싸움을 벌여 결국 작년 말에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받은 유명한 작품이다. 결과는 <대망>의 승리! 자세한 과정은 인터넷을 뒤져보면 나오니 생략하고 여기서는 두 전집을 다 읽었거나 읽고 있는 독자의 입장에서 나의 간단한 비교 소감을 말하고자 한다.

 

1. 솔 출판사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몇 년 전에 완독한 전집으로 작가의 후손에게 정식으로 판권을 얻어 출간한 공식 한국어판이다. 32권의 방대한 양이지만 각 권마다 실려있는 세부 지도와 권말의 부록이 풍부하여 이 난해하고도 복잡한 소설을 읽는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번역의 수준 또한 원작과 비교하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불만을 가지지 못했다. 활자와 문장 사이의 행간도 읽기 적당할 정도로 배치되어 32권의 방대한 작품을 독파하는데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단점을 이야기해 보자.

이름에 관직을 함께 사용하는 일본 중세시대의 특유한 호칭법이 걸림돌이다. 특히 이 번역판은 작가가 사용한 중세 시대의 호칭법을 그대로 직역하여 독자로 하여금 소설을 읽는데 커다란 벽을 느끼게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등장 인물들의 이름과 성은 왜 그리도 자주 바뀌는지 (예 : 이름에 관직명이 붙으니 당연히 관직이 바뀌면 호칭도 바뀐다. 또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이름이나 성을 하사하는 경우에도 바뀐다. 따라서 소설을 읽어 나가는 동안 한 사람이 몇 번씩이나 호칭이 바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다 읽을 때까지도 호칭법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물론 원작을 완역한 결과물이겠지만 평생 이름이 바뀌지 않고 기껏해야 직책이나 별명 (예: 김돌석 사장 : 돌석아, 돌석씨, 김사장, 꼴통 등)만으로 부르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호칭법은 매우 적응하기 어렵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만나는 가장 큰 벽이 아닐까 싶다. 또한 32권이나 되는 방대한 양이다 보니 전질을 구비하기에 가격도 만만치 않다 (2005년판 동서문화사의 대망보다 거의 3배 정도 비싸다).

 

2. 동서문화사의 <대망>

 

한창 독서중인 12권짜리 한국어판이다 (2005년판. 2020년 개정판은 20권으로 늘었다). 1970년대에 첫 간행되었을 때 그야말로 한국 사회에 광품을 일으켰다고 한다. 문제는 2005년에 개정판을 새로 내면서 시작되었는데 애초에 1970년판이 해적판으로 알려져 정식판권을 획득한 솔 출판사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이다. 분쟁은 장장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어져 오다가 작년인 2020년 12월에서야 간신히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결과는 동서문화사 승리!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그동안 해적판으로 알려져 왔던 1970년대의 번역판도 알고보니 작가인 야마오카 소하치의 구두 승인 아래 출간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아무튼 동서문화사 또한 작년에 작가의 후손에게 정식 판권을 획득하여 이제는 당당하게 정식 한국어 번역판으로 팔리고 있다 (2020년판. 대신에 권수가 20권으로 늘며 가격이 대폭 올랐다). 

 

호칭 문제를 짚어보자. 위에서 언급한 복잡한 호칭 문제가 3권을 읽고 있는 지금까지도 <대망>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등장 인물의 호칭은 내용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최대한 통일성을 갖춰 독자로 하여금 순수하게 독서의 즐거움에 빠지게 한다. 줄거리 외의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순수하게 작품을 즐기기엔 최고의 선택이 되는 부분이다. 일본어 작품 번역에서 상당한 지명도를 갖고 있는 박재희씨가 번역을 맡아 지금까지는 말이 안통하거나 애매한 의미 전달 등으로 인한 불만이 거의 없다.

 

단점도 분명히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에는 책마다 풍부한 관련 지도와 자료가 실려 있었지만 <대망>에는 참고자료가 거의 없다. 꼼꼼하게 읽기를 원하는 독자들은 인터넷이나 도서관 등에서 지도 등의 관련 자료를 일일이 찾아가며 읽어야 한다.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활자도 작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커다란 장점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32권인데 비하여 <대망>은 12권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600 페이지가 넘는 두께에 단점이었던 작은 활자가 기여한 부분이다. 따라서 가격도 솔출판사에 비해 1/3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2005년도판인 12권짜리에 한함. 2020년 개정판은 권수가 20권으로 늘어났고 가격도 거의 10만원 이상 올랐다).

 

풍부한 참고 자료와 관련 지도 등을 실었지만 32권이라는 방대한 권수로 경쟁사보다도 훨씬 비싼 <도쿠가와 이에야스>. 원래의 문장에 충실한 번역이다 보니 일본식 호칭에 익숙치 않은 한국인에게는 독서 내내 호칭 문제가 커다란 벽이 된다. 반면에 참고자료와 지도도 거의 없고 활자도 작지만 600여 페이지라는 두툼한 두께에 권수를 12권으로 줄여 경쟁사에 비해 1/3 밖에 안하는 가격 (2005년판에 한함)을 가진 <대망>. 인물들의 호칭을 내용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최대한 단순화시켜 호칭 문제를 해결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나는 <대망>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나의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던 32권이나 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인내를 요하는 완독을 마친 후 일찌감치 친구에게 줘버리고 지금은 <대망(2005)> 12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도서관 등에서 솔 출판사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구해 책마다 붙은 자료를 복사한 후 독서는 <대망>으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독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미 온라인 서점에서는 2020년판 20권짜리 <대망> 개정판이 나오면서 기존의 2005년판 12권짜리 대망의 낱권 판매를 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세트는 아직 그대로 판매중이다. 12권짜리 2005년판은 세트로만 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마도 세트마저 다 팔리고 나면 2005년판은 절판되지 않을까 싶다. 참고하시길. 

 

** 사진은 구글 검색을 통하여 예스24의 상품사진을 단순인용하였습니다.

 

 

Posted by 소박한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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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석담 2021.12.17 20: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AK코믹스에서 번역한 만화로 읽고 있습니다. :) 대망의 소설본이 무려 두버전이나 있군요! 사실 만화에도 지도나 자료가 부족해서 아쉬웠는데 소설에서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