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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독후감

유성의 인연-히가시노 게이고

by 소박한 독서가 2010. 4. 5.

언젠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감탄한 적이 있다.

이야기의 구성을 떠나 이런 사랑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까라는 감탄..

그리고 이 글을 쓴 일본 작가는 아마도 굉장히 감수성이 풍부한, 낭만적인 사랑 지상주의자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같은 작가가 쓴 백야행을 드라마로 보고 그 찝찝하면서도 끊지못할 중독성에 거의 열흘간을 볼까말까 갈등하며 다본 적도 있었고, '탐정 갈릴레오'를 드라마로 보고는 어~ 히가시노가 이런 과학적인 재미있는 책도 썼었구나~하던 적도 있었다.

하여간 이러한 과정을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를 알게 됐고 또 다양한 느낌의 글을 쓸 줄 아는 작가라고 생각했다.

 

나는 사실 한국이나 외국책에 비해 일본책은 잘 읽지 않는 편이다.

모방의 대가에다가 우리 선조들의 지식을 훔쳐 발전한 나라라는 선입견도 있거니와 경제적으로 강대국이라는 위상의 덕으로 모든 면에서 조금씩 과대포장되어 있다는 나만의 삐뚤어진 못된 관점탓이다.

그러다 보니 소설들 또한 몇몇 작가들 빼고는 사실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볼 기회조차 만들지 않았었다.

 

하지만 히가시노의 용의자 X의 헌신, 미야베 미유키의 브레이브 스토리와 모방범, 요코야마 히데오의 루팡의 소식등을 읽고는 요즘 이러한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기발하고도 참신한 소재와 코믹한 사건 전개등이 한국소설들에는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성의 인연은 히가시노의 작품으로선 두번째 눈으로 읽은 책이다.

책이건 드라마건 전작들의 영향도 있으니 나로선 당연히 큰 기대를 하고 읽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읽고난 뒤의 느낌은....(이 글 마지막에 나온다)

  

어렸을때 애드가 앨런포우, 코난도일, 아가사 크리스티등의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다.

이유는 한가지, 유명했기 때문이다.

그냥 단순하게 그 작가들이 그리고 그 소설들이 유명하다고 하니 읽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책들중 대부분의 느낌은 그 때도 별로 감동이 없었지만 지금도 그만그만하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밀실 살인을 다룬 주제가 작품들 중의 태반이고 그 해결도 과학적인 기법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작가만이 알고있던 비밀장치를 마지막이 되어서야 드러내어 사건을 해결하는 속임수 트릭도 간간이 나오던 그 3류 추리물들에 왜 사람들이 열광할까..?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다.

그들이 세계 추리물의 효시이기 때문이다.

읽을만한 추리물이 변변히 없던 시절, 그들이 쓴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은 지금도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리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이 되고 있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로 우후죽순으로 세계 각지에서 추리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몇 실험적인 작품들을 빼고는 대부분 그들의 플롯을 답습한 책들이었다.

게다가 그들 중에는 도저히 추리물이라고 보기에는 형편없는 작품들도 많아 일명 '추리소설의 작법규칙'이라는 것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면, 

* 범인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초반에 등장해야 한다,

* 사건의 해결은 초자연적인 마력이나 신비적 힘이 아닌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 단서는 명확히 기술되어야 하며 사건의 해결기회는 탐정과 독자에게 동일하게 주어져야 한다,

*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나 수사관이 범인이어선 안된다..

 * 작가만이 알고있는 비밀스런 장치를 마지막에 가서야 등장시켜 사건을 해결해선 안된다

등등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리고 요즘 추리물들은 대부분 이러한 규칙을 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용의자 X의 헌신'같은 작품이 애드가 앨런포루 시절에 나왔다면 지금도 세계 추리소설의 고전이 되고도 남을 정도로 훌륭한 포맷이라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유성의 인연'은 재미있다.

추리소설로서는 드물게 마지막에 사람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행복한 결말도 좋았고, 작가 전지적 관점이지만 등장인물 각자의 심리묘사보다는 각각의 상황묘사에 치중해 독자에게 무리하게 감정이입을 시키지 않으면서 추리할 수 있게 하는 여백이 있어서 더욱 좋다.

그리고 다 읽고난 뒤의 느낌 또한 행복함을 맛보게 하니 추리소설로서는 드물게(?) 양서임에도 틀림이 없다.

 

하지만 상술한 이유들 중의 하나로 일개 문외한의 시각이지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점수를 매기자면 이 작품은 70점이다.

유성의 인연에는 분명히 추리물의 불문율에 어긋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점수가 후한 편이다^^.

결말의 해피엔딩으로 모든 것을 덮고 있으나 냉정하게 보면 결정적으로 독자들을 속이는 점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더 이상 이야기 하면 Spoil이 되니 생략하고....

 

결론.

'쥐뿔도 모르는게 뭔 개똥같은 얘기 하는거야..재미만 있으면 되지' 하는 사람에겐 추천하고도 남는 책이니 궁금하면 보삼~


ps.) 구 블로그에서 이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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